수술시 마취제 과다 투여로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가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허성민 판사)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50대)에게 금고 1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2월 24일 자신이 운영하는 이비인후과에서 코 용종 제거 수술을 집도하면서 마취제 ‘리도카인’과 혈관수축제 ‘에피네프린’을 기준보다 많이 투여하고 환자에게 저산소증이 발생했음에도 적절한 응급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에게서 수술받은 환자 B씨는 상급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다가 같은 해 3월 1일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수술시 리도카인과 에피네프린을 같이 사용할 경우 리도카인만 투여했을 때보다 마취 효과가 높아지고 지속시간이 늘어난다. 다만 안전을 고려해 환자 체중에 따라 투여량을 조절해야 한다. 마취제를 허용량보다 많이 투여할 경우 부정맥, 심정지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마취 중인 환자는 호흡 기능에 장애가 생겨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저산소증이 4~5분가량 지속될 경우 뇌 손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마취할 땐 호흡을 확인해야 하고, 저산소증이 발생할 경우엔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항히스타민제 주사 등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B씨의 경우 수술 당시 체중이 54㎏으로 마취제 최대 투여 허용량은 378㎎이었다. 그러나 A 씨가 투여한 마취제는 600㎎였다.
수술 과정에서 B씨에게 저산소증과 심정지 증상이 나타났으나, 7분가량이 지난 뒤에야 119에 신고했다. 또 B씨는 이런 증상을 겪기 시작한 지 약 1시간 만에 상급병원으로 이송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나타났고, 피고인이 제대로 된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 같은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민사 판결로 확정된 손해배상금이 전액 지급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