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7일 평양 인근에서 동해 상으로 600㎜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방사포 체계의 “군사 작전상 대량적으로 집중 이용”을 주문한 가운데 성능 개량 시험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기적으론 다음 달 노동당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무력 도발을 통한 존재감 과시 의도도 있어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3시 50분경 북한 평양 북방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된 SRBM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포착된 북한 미사일은 약 350㎞를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은 한·미가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쏜 미사일은 5발 안팎으로, 각각 350㎞~400㎞를 비행한 뒤 동해 알섬 등에 탄착했다. 비행 특성 등을 고려할 때 600㎜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된다. 동해 상의 표적지에 적중하는 시험 등을 통해 사거리 개선과 타격 정밀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볼 여지가 있다. 600㎜ 방사포는 사거리 400㎞의 SRBM으로,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28일 중요군수공업기업소를 방문해 “주요 부대들에 장비시키게 될 방사포 차(이동식 발사대·TEL) 생산 실태”를 점검하면서 “우리의 힘과 기술로 수요대로 꽝꽝 생산하고 있는 것은 정말 자랑할만한 일”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김정은은 또 북한의 방사포 체계를 가리켜 “우리 군대의 주력 타격 수단”이자 “전략적 공격 수단”이라고 했다. “군사 작전상 대량적으로 집중 이용”할 것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600㎜ 방사포가 유사시 북한의 주요 대화력전 수단이자 핵탄두 탑재까지 가능하다는 걸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북한은 KN-25에 전술 핵탄두 ‘화산-31’도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이 조만간 열리는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군사 분야 성과를 점검하는 동시에 국제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의도가 크다고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죄교수는 “미국의 국방전략서(NDS) 공개와 엘브리지 콜비 미 정책차관의 방한 등을 통해 미국이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을 부각한 데 대한 반발 차원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이달 4일 탄도미사일 도발 이후 약 2주 만이다.
북한은 평양 인근에선 열병식 준비 동향이 포착되는 등 9차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내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이 연일 간부들의 기강을 단속하는 보도를 내보내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한편 이날 북한의 도발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긴급 안보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위반하는 도발 행위로,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도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입장을 내고 “우리는 미사일들의 발사를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현재 평가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미국의 인원이나 영토 또는 우리 동맹국들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다”면서도 “미국은 본토와 역내 동맹국들에 대한 방어에 대한 공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