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다음 주로 예정된 가운데 일선 차장·부장검사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는 27일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및 일반검사의 인사 원칙을 확정하며 대대적인 인적 개편을 예고한 상태다.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검사들의 사직 인사가 잇따랐다.
서울중앙지검의 최재만(사법연수원 36기) 형사3부장은 19년의 검찰 생활을 회상하며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는 일이 보람되고 즐거웠으나 이제는 때가 된 것 같다"며 소회를 전했다.
최 부장검사는 석해균 선장 납치 소말리아 해적 사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등을 수사한 대표적인 특수·강력통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송봉준(사법연수원 36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도 사직 인사를 통해 "검사가 된 이래 우리에게 기대되는 업무처리 수준과 달리 수사 환경과 제도는 계속 열악해졌고, 그 간격은 검찰 구성원의 열정과 희생, 사명감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향후 제도의 미비점이 검찰의 능력 부족으로 비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남겼다. 송 부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김건희 특검에 파견돼 근무하다 일선에 복귀한 바 있다.
역시 사의를 표명한 홍용화(사법연수원 35기) 인천지검 부천지청 차장검사는 "조직의 큰 변모를 앞두고 마음이 무겁다"며 "우리 모두의 집단지성과 협업을 통해 검찰은 움직여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홍 차장은 또 "차장검사 업무를 하며 일선 형사부뿐 아니라 사무국 업무에 대해 좀 더 배울 기회가 됐다"며 "기록에 붙는 '형제' 번호가 알지 못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여러 동료의 손을 거쳐야 생성된다는 어찌 보면 자명한 사실조차도 검찰 생활을 한참 한 뒤에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월드뱅크 파견, 대검찰청 국제협력담당관,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장 등을 지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서현욱(사법연수원 35기) 부장검사도 전날(26일) 사의를 표했다. 그는 수원지검 형사6부장 시절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이재명 대통령을 쌍방울 대북송금과 관련해 제3자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번 정부 들어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로 좌천됐다.
서 부장은 전날 올린 사직의 글에서 "초임검사 첫 출근 때 두근거림이 아직 가슴에 남아 있는데 눈 떠보니 2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며 "청춘의 아름다운 기억은 이곳에 남겨두고 떠난다"고 말했다. 용성진(33기) 광주지검 순천지청장도 같은 날 검찰 구성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다만 민주당이 "허위 공소장을 작성했다"며 서 검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그에 사표는 곧바로 수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무부는 사법연수원 40기 일부를 부장검사로, 41기를 부부장검사로 신규 보임하는 등 조직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출산과 육아 등 개별 고충을 반영하고 일선 기관장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인사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