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결과는 아쉬웠지만, 이름은 찍혔다. 양민혁(19)이 코벤트리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방향은 분명했다. ‘적응’이 아니라 ‘증명’의 시작이었다.
코벤트리 시티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노리치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풋볼리그(EFL) 챔피언십 29라운드에서 노리치 시티에 1-2로 패했다. 전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역전패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또 다른 장면은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양민혁의 데뷔였다.
양민혁은 후반 27분 투입돼 코벤트리 소속으로 챔피언십 첫 경기를 소화했다. 전반 38분 로맹 에세의 선제골로 앞선 코벤트리는 후반 시작 1분 만에 아닐 슬리만에게 동점을 허용했고, 후반 22분 알리 아메드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흐름을 잃었다.
실점 직후, 벤치의 선택은 변화였다. 양민혁 카드였다. 포지션은 왼쪽 측면. 그는 투입 직후부터 속도를 살렸다. 터치라인을 따라 드리블로 공간을 열었고, 한 차례 날카로운 크로스로 공격의 방향을 틀었다. 동료와의 연계에 집중하며 리스크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을 반복했다. 슈팅은 없었지만, 의도는 분명했다. 팀 전술에 스며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치는 담담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평점 6.2점을 부여했다. 18분 동안 볼 터치 13회, 패스 성공률 38%,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성공 1회. 데뷔전이라는 맥락을 고려하면 무난한 출발선이다.
양민혁에게 이 무대는 쉽지 않았다. 지난 6일 코벤트리에 합류한 그는 FA컵 스토크 시티전에서 선발로 나서며 얼굴을 알렸지만, 리그 27·28라운드에서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내부 경쟁이 치열했다. 그리고 이날, 기다리던 리그 데뷔가 찾아왔다.
팀 상황은 긍정적이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이끄는 코벤트리는 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십에서 17승 7무 5패를 기록 중이다.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흐름이 이어진다면, 양민혁에게도 ‘승격’이라는 단어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번 임대에는 램파드 감독의 의지가 작용했다. 양민혁은 입단 당시 “감독님이 나를 어떻게 활용할지 명확히 설명해줬다. 팀에 빠르게 적응하는 방법도 제시했다”며 “이곳이 나에게 맞는 팀이라는 확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목표도 분명했다. “팀의 목표에 힘이 되고 싶다. 경기장에서 내 가치를 증명하겠다.”
양민혁에게 챔피언십은 낯선 무대가 아니다. 토트넘 합류 직후 QPR 임대(14경기 2골 1도움), 이후 포츠머스 임대까지. 굴곡은 있었지만, 방향은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 코벤트리다. 데뷔전은 끝났다. 다음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