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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관세 땐 5조 증발…현대차·기아, 트럼프 리스크에 당혹

중앙일보

2026.01.27 07:46 2026.01.2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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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이에 따른 여파를 가늠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뉴시스]
잠잠해진 줄 았았던 ‘관세 폭탄’이 재점화하자 자동차 등 관련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한국GM 등 국내 차업계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는 관세를 15%에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발표하자 그 여파를 가늠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관계자는 “지금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관세 문제를 해결할 상황이 아니라 실적 영향을 점검하며 정부 대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걷혔다 생각했는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불확실성이 더 커져버렸다”고 난감해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고위 경영진이 모두 해외에 있는 상황이다.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은 ‘방산 특사단’으로 캐나다를 방문 중이고,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미국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들은 화상회의 등으로 현지에서 연락망을 유지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신차 라인업 공개 행사를 준비한 한국GM도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에서 차를 만들어 약 85%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GM은 한·미 자동차 관세 최대 피해 업체로 꼽힌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작년에도 미국이 관세를 부과해 악영향이 컸던 만큼, 상황도 파악해야 하고 본사와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관세 10%포인트 인상 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3조1000억원과 2조2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올해 영업이익이 21~2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대형 제약·바이오업체는 관세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국 현지 공장을 확보한 상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미국은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무역확장법 232조)을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아직까지 의약품은 무관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시기를 밝히지 않은 만큼, 지난해 11월 발의된 대미투자특별법 입법화를 서두르도록 ‘압박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본다.

이학노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대미투자특별법 입법이 늦어지는 걸 미국 입장에선 ‘합의 이행 지연’으로 볼 수도 있어 일종의 유감 표명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민경덕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실제로 관세 25%를 물릴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것만으로도 악재”라고 했다.

다만 이날 현대차·기아의 주가 영향은 크지 않았다. 현대차는 전장보다 0.51% 내린 49만원에, 기아는 1.1% 내린 15만3500원에 마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오른다고 해도 주가 측면에선 (현대차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은 이미 대통령 간 합의가 끝난 사안이고, 국회의 비준 절차도 결국 시간문제”라며 “현실적으로 대미 자동차 관세는 조만간 15%로 재확정될 것으로 보여 실적 전망을 내릴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했다.





고석현.남윤서.김경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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