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귀화 서류 조작으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던 말레이시아 선수들이 다시 축구계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내렸던 징계가 일시적으로 해제된 덕분이다.
말레이시아 '더 스타'는 27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대표팀 선수 7명이 FIFA로부터 받은 징계에 대해 집행 유예가 결정됐다. FIFA는 최근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징계 집행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결정을 회원국들에 통보했다"라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FAM)는 같은 날 CAS가 파쿤도 가르세스, 로드리고 홀가도, 이마놀 마추카, 주앙 피게이레두, 가브리엘 팔메로, 존 이라사발, 헥터 헤벨 등 7명의 선수에 대한 12개월 축구 출전 정지 징계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 결정과 관련해 FIFA가 보낸 공식 서한을 공개했다.
FAM은 "FIFA는 관련 회원국 협회 및 연맹에 해당 선수들의 국내 및 대륙 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즉시 해제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선수들이 뛰고 있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스페인, 네덜란드 축구협회 및 아시아 축구 연맹(AFC)에도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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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조치긴 하지만, 위 선수들은 다시 경기에 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FIFA 징계위원회 위원장 아메리코 에스팔라르가스는 서한을 통해 회원국 협회와 연맹들을 향해 선수들에게 내려진 출전 정지 징계를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 스타는 "이번 결정으로 귀화 선수 7명은 CAS의 항소 최종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즉시 경기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이 선수들은 서류 위조 혐의로 2025년 9월 FIFA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말레이시아 귀화를 시도한 선수 7명은 CAS에서 최종 판결을 내릴 때까지 경기와 훈련을 포함한 모든 프로 축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동남아 매체들에 따르면 CAS 판결은 3월에 나올 가능성이 크기에 3월 A매치 출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주목받는 경기는 역시 3월 말 열릴 예정인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 맞대결이다. 말레이시아 귀화 선수들이 이 경기에 뛸 수 있을지 없을지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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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귀화 스캔들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 FIFA가 선수 7명의 시민권 서류가 위조됐음을 발견한 것. FIFA는 FAM이 선수들의 조부모가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것처럼 출생 증명서를 위조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7명의 선수 조부모가 페낭과 말라카 등 말레이시아 도시에서 태어났음을 보여주는 출생 증명서를 제출했지만, FIFA 조사 결과 조부모들의 출생 국가도 선수들의 출생 국가와 일치했다. FIFA는 해당 선수들과 FAM에 '위조 및 변조에 관한 제22조' 위반 혐의로 중징계를 내렸다. 특히 선수들은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선수 커리어 자체가 위기에 빠졌다.
말레이시아 측은 곧바로 단순한 행적적 실수일 뿐이라고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FIFA는 FAM은 선수들의 혈통과 관련해 외부 기관으로부터 연락받았으며 문서의 진위 여부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제대로 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결국 FIFA는 말레이시아가 문제의 선수들을 출전시킨 카보베르데, 싱가포르, 팔레스타인과 A매치 3경기를 모두 0-3 몰수패 처리했다. 그 결과 말레이시아는 FIFA 랭킹에서 22.5점을 잃었고, 순위도 5계단 하락한 121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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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친선경기뿐만 아니라 2027 AFC 아시안컵 최종 예선 경기도 모두 뒤바뀔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6월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4-0으로 격파하며 충격을 안겼다. 선발 11명 중 9명이 귀화 선수였고, 서류 조작으로 징계받은 주앙 피게이레두와 로드리고 올가도는 직접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당시 말레이시아의 베트남전 대승은 큰 화제를 모았다. 베트남 내에서는 김상식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질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가짜 귀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도 바뀌었다. 지금으로선 베트남의 몰수승 처리가 유력하다. 그러나 AFC는 CAS 판결이 나온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기에 더 기다려야 한다.
한편 말레이시아 축구는 국제 무대에서도 퇴출될 위기다. 현재 FIFA는 FAM의 자격을 정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IFA의 외부 개입이 현실이 되면 말레이시아의 국제대회 참가도 금지될 수 있다. 과거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 쿠웨이트, 브루나이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윈저 폴 존 AFC 사무총장은 "만약 FAM이 징계를 받는다면 다른 어떤 축구협회와도 교류할 수 없다. 유소년부터 성인 대표팀까지 포함한 국가대표팀의 평가전도 열 수 없다. 심판 같은 관계자들도 말레이시아 밖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 이는 어떤 나라도 겪고 싶지 않은, 매우 심각하고 가혹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