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美 압박받는 쿠바로의 원유 공급 중단 정황
셰인바움 대통령 "주권적 결정에 따른 것" 주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PEMEX)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직면한 쿠바로의 원유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쿠바로의 멕시코산 원유 수출 중단 여부' 관련 현지 취재진 질의에 "(석유를) 언제, 어떻게 보낼지는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면서 "페멕스가 계약에 따라 판단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정부가 인도적 차원으로 (공급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시적으로 원유 공급을 중단했다는 언급은 없었지만, 대통령의 설명은 사실상 쿠바로의 석유 운송을 멈췄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도 비슷한 취지로 해석했다.
앞서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자체적으로 입수했다는 문서에 근거, 페멕스가 쿠바로의 원유 운송 일정을 예고 없이 취소했다고 전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이달 중순에 선적된 물량이 곧 쿠바에 도착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원유운송 중단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고강도 영향력 행사를 이어가는 시점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붙잡아 온 지난 3일 미 당국의 작전 이후 여드레 뒤인 1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쿠바는 여러 해 동안 베네수엘라로부터 들어오는 막대한 양의 석유와 돈에 의존해 살아왔다"면서 "(베네수엘라에서) 쿠바로 가는 석유나 돈은 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의 위협은 간접적으로 멕시코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멕시코가 최근 베네수엘라를 제치고 쿠바로 가장 많은 원유를 보내는 국가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멕시코 중앙은행(Banxico)과 페멕스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 주요 정부 출범 이후 13개월 동안 쿠바에 수출한 석유 규모는 셰인바움 정부(1천703만9천365배럴)하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예컨대 다른 시기와 비교해 보면, 펠리페 칼데론 전 정부 25만3천200배럴,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정부 29만1천434배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 43만4천495배럴 등이라고 한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지난 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는 쿠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공급처가 됐다"라고 인정하면서, 만성적인 정전과 식량·연료 부족에 시달리는 쿠바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자·마약 밀매 등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외교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일례로 국가 경제 발전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USMCA 재검토 국면에서, 한국과 중국을 포함해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에서 수입된 전략 물품들에 대해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법까지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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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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