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폭탄 발언에도 28일 코스피 지수 5100·코스닥 지수가 1100을 돌파하는 등 한국 주식시장에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발(發) ‘관세 리스크’에 책임을 추궁당할 뻔했던 여당도 유탄을 비껴가고 있는 모양새다.
전날 코스피가 5000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5100까지 상승세를 이어가자 여당에서는 자화자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여당 ‘코스피 5000 특위’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국장 탈출은 지능 순, 박스피 같은 오명을 넘어 시장에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고 했고, 특위 위원장 오기형 의원은 “이제 ‘코스피 5000 특위’ 이름을 바꾸겠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주가가 안 올랐으면 개미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 원성을 쏟아냈겠느냐”며 “그나마 방어했다”고 안도했다.
주식시장이 꿈쩍 않자, 여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 큰소리로 맞받아치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 정태호 의원은 28일 MBC라디오에서 “국회는 법 통과를 위해 준비 중이고,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발표를 왜 했을까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사회자가 “(국회 절차인 법안) 숙려기간도 모르는 트럼프, 이런 거냐”고 묻자, 정 의원은 “그렇게까지 얘기하는 것은…”이라 웃으며 “제 입장에선 국회는 정상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가고 있다”고 답했다. 전날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국회는 국회 일정대로 하는 것”이라 브리핑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22일~26일 미국을 방문해서 관세 협상 후속 조치에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는데, 그러고 난 뒤에 트럼프 대통령이 통수를 쳤다”며 “홍보는 잘됐다고 열심히 하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왜 정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이냐”고 조현 외교부 장관을 향해 따졌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도 “대미투자촉진법은 왜 방치한 것이냐”고 물었다.
비준 여부를 두고도 여야 실랑이가 이어지고 있다. 여당에서는 ‘비준이 필요 없는 사항’이라고 주장하지만,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은 CBS라디오에서 “비준 동의를 거치든 특별법을 하든 민주당이 다수인데, 꼭 밀어붙이는 게 필요했다면 먼저 이야기를 해야 했던 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다만 야당도 마냥 “비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다, 자칫 국정을 발목 잡는다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임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게 의견이지만, 국내 상황이 녹록지 않으니 이를 잠시 미룬 것이지 여야가 이 부분을 안 하려고 했던 건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