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8일 국내에서도 우량 단일종목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3배 추종 상품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최고경영자(CEO) 연임 시 주주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서 “해외에서는 이미 출시된 상품이 국내에서는 규제로 막혀 있는 비대칭 문제가 있었다”며 “규제를 신속히 개선해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국내 증시에도 우량주 단일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가 상장될 예정이다. 배수는 글로벌 금융시장 추세에 맞춰 플러스·마이너스 2배로 정했다.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나 SK하이닉스 2배 인버스 ETF 출시도 가능해진다.
다만 이 위원장은 “미국에서도 2020년 이후 출시된 신규 상품은 3배 레버리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 측면을 고려해 3배 추종은 불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배당형 상품이 국내에서도 출시될 수 있도록 옵션상품 만기를 확대해 다양한 커버드콜 ETF 도입 기반을 마련하고, 지수 요건이 없는 액티브 ETF 도입을 위한 법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CEO 연임 과정에서 이른바 ‘참호구축’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은행 지주회사 CEO 선임 시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주주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금융지주 8곳의 지배구조 실태 점검 결과와 업계 의견을 수렴해 3월 말까지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특정 금융지주를 겨냥한 조치는 전혀 아니다”라며 “국민은 금융회사 CEO 선임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한지 묻고 있고, 금융기관은 말이 아닌 행동과 성과로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관련해서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보유 제한 규제를 포함하는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거래소가 신고제에서 인가제로 전환되면 공공 인프라적 성격이 강해지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며 “소유 지분 규제도 그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정부안은 총 135조로 구성될 예정이며, 국회와 협의를 거쳐 지연 없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성장펀드와 관련해서는 29일 기금운용심의회를 열어 1호 투자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공개된 후보군 가운데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사업이 우선 논의 대상이며, 이에 따라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1호 투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다음 달 11∼12일 국민성장펀드 홍보와 산업계 의견 수렴을 위해 직접 지역 산업 현장을 방문할 계획도 공개했다. 6월께 출시될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와 관련해서는 “세제 인센티브를 통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투자 위험은 정부 재정이 후순위에서 흡수하는 구조”라며 “시장 최고 수준의 운용사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주택연금 가입률 제고를 위해 주택연금 수령액을 인상하고, 초저가 지방 주택 보유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을 활성화하고,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해 개인 채무자가 장기간 추심에 노출되는 관행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