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에게 1심 법원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여권에서 “사실상 봐주기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특검의 즉각 항소와 함께 ‘2차 특검’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28일 김 여사에게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 가방과 목걸이 등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와 명태균씨로부터 대선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내렸다. 이는 특검의 구형량(징역 15년)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징역 15년 구형에 징역 1년 8개월 선고라니, 드러난 사실과 국민 상식, 법 감정 모두와 동떨어진 판결”이라며 “V0로 불리며 국정을 좌지우지했던 김건희의 위상이 훼손될까 염려해 김건희가 항소할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로운 판단을 위해 특검의 즉각 항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건희 1심 판결은 충격과 분노”라며 “V0 김건희가 곧 걸어 나오도록 양탄자를 깔아 준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판부도 주가조작 인식을 인정했고, 수익금 40%를 주가조작 세력에 줘야 한다는 김건희 육성, 명태균에게 김영선 공천을 언급한 윤석열 육성까지 나왔는데도 주가조작과 여론조사 무상 제공은 무죄, 샤넬백 일부 무죄, 목걸이만 유죄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부실 수사 책임이 크지만 특검과 사법부 역시 국민적 실망과 분노를 피할 수 없다”며 “오늘 판결은 2차 특검의 불을 지핀 나쁜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사법부의 김건희 봐줄 결심’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이번 판결은 정의의 실현이 아니라 봐주기의 결과”라며 “국정농단·주가조작·금품수수 의혹의 중심에 있던 인물에게 내려진 형량으로는 국민이 믿어온 법치와 공정의 원칙이 설명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가조작 공모 관계와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의혹을 인정하지 않은 판단은 국민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선 “실형의 탈을 쓴 면죄부”(문정복 최고위원), “법리적 모순이자 국민 상식 무시한 편파 판결”(강득구 최고위원)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박주민 의원은 “의혹은 차고 넘쳤는데 책임은 남지 않았다”며 “영장은 번번이 막혔고 특검 수사 과정에 태업 의심까지 있었는데 1심 판결은 훈계 수준에 그쳤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악스러운 재판”이라며 “법 기술로 마땅히 죄가 되는 것을 죄가 아니라고 보고, 유죄로 인정한 부분마저 터무니없이 경한 형을 선고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절망의 선고”라며 항소심에서의 시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