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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가겠다”는 한동훈…“절차 따라 진행하겠다”는 장동혁

중앙일보

2026.01.2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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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종합상황실에서 열린 물가 점검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한동훈 전 대표 제명안 처리와 관련해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의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사실상 제명 의결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과 이후 입원 치료 등을 거쳐 13일 만인 이날 당무에 복귀한 장 대표는 서울 서초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센터를 찾아 물가 점검 간담회를 진행했다. 장 대표는 행사 뒤 한 전 대표 제명에 대해 “절차에 따라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며 “당내 문제는 절차에 따라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최고위에 제명안이 상정되고, 윤리위원회 결정대로 제명이 확정될 수 있다고 내비친 것이다. 그간 장 대표와 한 전 대표 사이에서 물밑 조율을 시도했던 한 의원도 “반전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장 대표 주변에선 “제명 의결 보류 이후 한 전 대표의 태도가 오히려 지도부를 더 자극했다”는 반응이다. 지난 15일 장 대표는 가처분 소송 제기 시 패소 가능성과 즉각 제명 강행에 따른 당내 반발을 우려하는 일부 최고위원의 설득에 따라 한 전 대표에게 10일간 재심 청구 기간을 보장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완강했다. 재심 청구 등 공식 절차를 밟는 대신 장 대표와 각을 세우는 데 올인하다시피 했다. 지난 18일 당내 여론에 밀려 “국민과 당원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첫 사과를 할 때도 “징계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24일 지지자들의 제명 철회 요구 집회에는 “이게 진짜 보수”라고 주장했다. 윤리위가 지난 26일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고 처분을 했을 때는 “국민의힘에서 불법 계엄이 진행 중”이라며 또 다시 ‘계엄’ 표현을 썼다. 그 사이 장 대표가 8일 동안 단식을 할 때는 당내 핵심 인사 중 거의 유일하게 농성장을 찾지 않았다. 지도부 관계자는 “제명을 해달라는 건가 싶었다”고 했다.

지도부는 당 안팎의 여론이 한 전 대표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임이자 의원은 28일 CBS 라디오에서 “(당원 게시판 감사 결과가) 조작됐다면 왜 조작됐고, 무엇이 잘못됐고를 조목조목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도 한 전 대표의 몫”이라며 “그런데 전혀 안 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당 대표가 마음대로 뒤집어 엎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초선 의원도 “제명이 오히려 내부 전열을 정비하는 데 낫겠다는 의원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지난 23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48%가 ‘제명 적절’, 35%가 ‘제명 부적절’이라고 답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잊혀진 대통령: 김영삼의 개혁시대’를 관람하기 위해 상영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제명안 처리가 임박하자 내홍은 극에 달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28일 김영삼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시사회 참석 이후 취재진을 만나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 전 대통령 말씀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국민과 계속 가겠다”고 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이날 서울시당 시·구의원 등의 제명 철회 요구 성명 등을 언급하며 “승리만을 위해 가자는 절박한 목소리를 장동혁 지도부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전날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공유되자 “오세훈 후보 힘 빼는 역할을 당이 충실히 해 준 덕분”이라거나 “이제라도 대의를 생각하자”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전날 초·재선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 비공개 회의에선 “한 전 대표를 제명하면 탈당하겠다”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한다.

파국을 막기 위해 “제명만큼은 안 된다”는 목소리도 계속됐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특정인을 찍어내듯 제명하고 뺄셈의 정치를 강행하는 건 모두가 패배하는 길”이라며 “두 분이 오늘(28일)이라도 만나 터놓고 얘기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한 전 대표가 자기 스태프(장 대표)랑 진짜 (보수)냐, 가짜 (보수)냐를 놓고 싸우는 건 보수의 가치와 아무 상관이 없고 이해가 안 간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를 향해선 “본인과 김 전 대통령을 동치시키는 것은 정치권의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박준규.양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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