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8일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되지 않아 (투자 관련) 합의사항 이행이 늦어지는 데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쓴 이유를 김 실장은 이렇게 분석했다. 김 실장은 “미국 불만 100%가 국회의 입법지연에 있다고 보고 있고, 미국도 그렇게 답하고 있다”고 했다.
야권이 제기하는 ‘정부 책임론’에 선을 긋고 ‘국회 책임’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모든 사태의 책임은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해놓고 국회 비준 절차를 외면해 왔던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김 실장은 대미 투자 양해각서(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MOU 체결 당시) 국회 비준 동의 필요 없다는 건 한국과 미국 간 아무 이견이 없었다. MOU를 비준하는 나라도 없다”며 “(비준은) 최근 한·미 간에 일어난 일에 대한 원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해 11월 26일 대미투자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미 합의에 따라 미국 정부는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된 달 1일을 기준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내렸다. 아직 특별법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았다. 석 달 동안 진척이 없자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25%’를 언급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김 실장은 “(특별법은) 다음 달에 본격 논의될 예정이고,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도 잡혀있는데 (법안 처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또 “국회에는 다음 달엔 입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충분히 하겠다”며 “미국에도 우리 정부와 국회가 이런 노력을 한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관세를 올릴 가능성에 대해선 “절차는 관보작업이 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그런 일이 없도록 협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한국의 대미 투자금이 알래스카 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활용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김 실장은 “여러 번말하지만, 대미투자 프로젝트 최우선 원칙은 상업적 합리성”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서로 간에 비밀조항이 있어서 밝힐 순없지만, 알래스카 LNG (투자)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국내 주식시장과 관련해 코스닥 시장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코스닥을 당초 코스닥다웠던 시절의 초기 위상에 걸맞은 코스닥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 세운 2004년 코스닥 지수 개편 이후 최고치(1,064.44)를 경신하고, 1,082.59로 거래를 마쳤다.
김 실장은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에 비하면 상당히 아쉽다”며 “우리가 인공지능(AI) 3강이 되고, 정부가 주안점을 둔 정책이 제대로 되려면 코스닥이 지금 같은 상태에 머물러선 안 된다”며 “코스닥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그런 제도를 대대적으로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세계 최고 자본시장 제도로 만드는 비전을 갖고 제도 전반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는 점도 김 실장은 전했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방안, 이제 세계 최고가 되자는 정도에 왔으니 상법 4차, 5차 개정 등 제도적인 걸 떠나서 거래소라는 자본시장 핵심이 되는 걸 개혁하자는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