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는 28일(한국시간) “구단 전담 캐스터 릭 리즈(72)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리즈는 시애틀 구단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전담 중계를 맡아온 베테랑 캐스터다.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와 박진감 넘치는 홈런 콜로 시애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리즈는 구단을 통해 “지난 51년간 ‘야구 중계’라는 꿈을 이루며 살아왔다. MLB에서 43년, 마이너리그에서 8년 동안 축복 같은 시간을 보냈다”며 “특히 그중 40년을 매리너스와 함께할 수 있었던 건 내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리즈는 시애틀 구단과 함께 나이를 먹은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30세였던 1983년 고(故) 데이브 니하우스의 파트너로 처음 시애틀 경기 중계석에 앉았다. 1992년부터 3년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1995년 시애틀로 돌아온 뒤엔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았다. 그사이 리즈는 70대로 접어들었고, 시애틀은 올해로 창단 50주년을 맞았다. 그가 은퇴 시즌인 올해까지 중계를 무사히 마치면, 시애틀 구단 사상 최장 기간인 41년을 채우게 된다. 리즈의 길잡이였던 니하우스는 시애틀이 창단한 1977년부터 34년간 중계석을 지키다 2010년 은퇴했다.
MLB 구단 전담 캐스터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2022년 세상을 떠난 빈 스컬리다. 그는 1950년부터 2016년까지 67년간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경기를 중계했다. 1958년 다저스가 동부 브루클린에서 서부 LA로 연고지를 옮기자 삶의 터전까지 바꿔가며 마이크를 잡았다. 스컬리는 1982년 야구 중계 캐스터로는 역대 6번째로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다저스 구단은 다저스타디움 바로 앞길을 ‘빈 스컬리 애비뉴’로 이름 지었다.
리즈도 시애틀에서 스컬리 못지않은 존재감을 자랑한다. 존 스탠턴 시애틀 구단 회장은 “리즈는 한 사람의 캐스터를 넘어 매리너스 그 자체였다. 그의 에너지와 팀을 향한 사랑은 매 경기 마이크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며 “남은 1년간 그의 ‘명예의 전당급’ 커리어를 모두 함께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시즌을 앞둔 리즈는 올해 홈 경기 전체와 원정경기 일부를 중계할 예정이다. 그는 “이제 손주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면서도 “시애틀의 포스트시즌 경기는 월드시리즈까지 모두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