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6층. 일본 만화 잡지 주간 소년 점프의 공식 굿즈를 판매하는 ‘점프샵’ 앞의 대기줄은 매장 밖 복도까지 이어졌다. 같은 층 가챠(캡슐 뽑기) 공간에선 인기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신제품 입고 소식에 인파가 몰리며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조립 PC의 성지로 불리던 용산 상권이 변신하고 있다. 과거 용산 상가의 ‘비주류’였던 일본 직수입 피규어와 비디오 게임, 가챠 매장들이 이젠 정면에 등장했다. 전자부품 매장이 있던 아이파크몰에 2018년 약 3300㎡ 규모의 애니메이션 테마존이 생긴 게 시작이다. 지난해 8월에는 닌텐도 전문 매장과 일본 피규어 전문업체 코토부키야가 매장을 열어 누적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 곳에서 만난 유모(29)씨는 “애니메이션 굿즈를 사려면 일본을 가야 했었는데 이젠 용산에서 살 수 있다니 격세지감”이라고 말했다.
홍대역 인근도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를 빗댄 ‘홍키하바라’로 불리며 재조명받고 있다. 애니메이션·게임·피규어 소비가 일상화한 아키하바라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했다. 16일 AK플라자 홍대점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 팝업 스토어는 입장까지 대기 시간이 최대 4시간에 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서브컬처의 대중화로 설명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게임 플랫폼의 확산하면서 이용자 간 교류와 2차 창작을 통해 팬덤이 커졌다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특성상 서브컬처 팬덤의 소비 화력은 구조적으로 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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