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쿠바에 원유지원 지속…인도적 차원"
셰인바움, '공급 중단' 혼선 빚은 기존 답변 해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원유 지원 정책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혼선을 야기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쿠바로의 석유 공급 현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구하는 현지 취재진 질의에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하나는 페멕스(PEMEX·국영석유회사) 계약에 따른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인도적 차원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쿠바에는 인도적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며 "그 지원 방법에는 석유 공급도 포함된다"라고 덧붙였다.
쿠바로의 석유 수출 또는 지원이 사례별로 검토될 것이라는 취지다.
앞서 전날 그는 "(석유를) 언제, 어떻게 보낼지는 주권적 결정 사항이며 외부 압박에 따르지 않는다"이라면서 "페멕스가 계약에 따라 판단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정부가 인도적 차원으로 (공급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시적으로 원유 공급 중단이라는 즉답은 없었지만, 대통령의 설명은 사실상 쿠바로의 석유 운송을 일시적으로나마 멈췄음을 시인하는 것으로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은 해석했다.
맥락상 '페멕스가 쿠바로의 원유 운송 일정을 예고 없이 취소했다'는 블룸버그통신 보도와 관련된 설명이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고강도 영향력 행사를 이어가는 시점에 나온 언급이라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미 당국에서 붙잡아 온 이후 "쿠바로 가는 원유는 제로(0)가 될 것"이라며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정부의 '붕괴'를 예언처럼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베네수엘라는 연료난에 시달리는 쿠바에 그간 대규모 석유를 지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족주의 좌파 성향의 셰인바움 정부는 대(對)쿠바 정책과 관련, 이념적·인도적 차원의 연대와 미국과의 실리적 관계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양상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근간 유지에 자국 경제 운명이 걸린 상황에서 트럼프의 '쿠바 봉쇄'를 무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쿠바 연료 부족과 연계된 전력난과 이에 따른 정전 사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쿠바 전력청은 이날 아침 보도자료에서 피크 시간대 최대수요를 3천100㎿로 예상하면서 "가용 발전량은 1천398㎿로, 1천702㎿ 부족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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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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