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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갤럭시S26마저…AI가 부른 '가격 인상' 공포

중앙일보

2026.01.28 12:00 2026.01.2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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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과 고환율이 맞물린 이른바 ‘칩플레이션(반도체칩 +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서 소비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가전제품과 자동차에도 인공지능(AI) 기능이 기본 사양으로 자리 잡으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이 다른 물가로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스마트폰과 PC 등 주요 IT 기기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5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고객이 노트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막판 고심’…삼성, 갤S26 가격 올릴 듯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다음달 출시하는 스마트폰 ‘갤럭시S26’ 출고가 인상을 기본 전제로 하되, 소비자 체감 부담을 최소화하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2023년 이후 3년 연속 갤럭시S 시리즈 가격을 동결해 왔지만 이번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가장 큰 배경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추가로 40% 상승하면서 완제품 제조원가가 8~10%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 비중이 과거 10~15%에서 최근 20%를 넘어섰다”며 “AI 기능 확대에 따른 구조적 변화”라고 분석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은 지난 5일 ‘소비자가전쇼(CES 2026)’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영향은 어떤 형태로든 있을 것”이라고 사실상 가격 인상을 공식화했다.

앞서 삼성전자의 2026년형 노트북 ‘갤럭시 북6’ 시리즈 가격도 전작인 북5 프로 시리즈보다 약 20~48% 뛰었다. LG전자의 신형 노트북 ‘LG 그램 프로 AI 2026’ 역시 16인치 제품의 출고가는 314만원으로 전작보다 50만원 올랐다.

국가별 가격 전략도 변수다. 달러로 부품을 조달해 달러로 판매하는 시장은 환율 영향이 거의 없지만, 달러로 부품을 사들여 원화로 판매해야 하는 국내 시장은 고환율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부품 가격뿐 아니라 물류비, 해외 생산 인건비 등 달러 기반 비용이 일제히 오르며 원가 압박이 전방위로 확산한 영향이다. 갤럭시의 경우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상당 부분 미국 퀄컴에서 조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입액은 10조927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갤럭시S21 이후 약 5년 만에 국내 모델에 자사 칩인 엑시노스를 적용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다만 국가별로 다른 AP를 사용하거나 국내 가격 인상 폭이 해외보다 커질 경우 ‘내수 차별’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부담이다.

김경진 기자


메모리發 원가 압박, 가전·車로

최근 AI는 휴대폰과 노트북을 넘어 냉장고·세탁기, 자동차까지 탑재되는 추세다. 메모리 가격 상승 충격이 생활 제품 가격 전반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만 봐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확산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로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절대량이 늘어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2025년형은 직전 모델 대비 트림별로 600만~700만원 인상돼, 2022년형에서 2024년형으로 바뀔 당시 인상폭(300만~400만원)보다 훨씬 가팔랐다. AI 어시스턴트 기능은 물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후방 카메라 클리닝 시스템 등 ‘똑똑한’ 사양이 대거 적용된 영향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는 장기계약을 통해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커지는 원가 부담은 모델 변경 주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빡빡한 가전업계 상황도 녹록지 않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만큼은 아니지만, ‘AI화’로 TV·세탁기 등 생활 가전에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이 늘면서 부품 조달 비용이 오르고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어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에 들어가는 메모리는 상대적으로 저사양이고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만, 업황이 좋지않아 부담은 된다”고 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PC·가전 등 완제품(세트)을 만드는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사업과 완제품 사업 간 수익성 온도 차가 앞으로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수민.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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