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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책 설계자' 밀러도 내뺐다…"총격 가한 단속요원이 잘못"

중앙일보

2026.01.28 13:33 2026.01.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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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이달 들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지역 경찰의 ‘연방 이민법 집행’ 여부를 놓고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온라인 공방’을 벌였다.

현지시간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국 요원들에게 총격을 받아 사망한 알렉스 프레티가 숨진 현장에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에 꽃들이 놓여 있다. 연방 요원들은 얼어붙은 도로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중 37세의 미국 시민이자 중환자실 간호사인 알렉스 프레티를 24일 총격으로 사살했다. 이는 이민 담당관이 37세의 르네 굿을 차량 안에서 총격으로 살해한 지 불과 3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의 사망은 새로운 시위를 촉발했으며, 지역 지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도시에서의 작전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AFP=연합뉴스
한편 지난 7일과 24일 미국인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가 단속 요원들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 직후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몰며 요원들의 정당방위를 주장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일제히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사실상 번복하며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니애폴리스 시장이 법 위반…심각한 불장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놀랍게도 프레이 시장이 ‘미니애폴리스는 연방 이민법을 집행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그의 측근 중 누군가가 이 발언은 매우 심각한 법 위반이고, 그가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설명해줄 수 있겠는가”라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카네기 멜론 강당에서 '트럼프 계정' 프로그램 출범 행사 중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프레이 시장의 발언은 프레이 시장이 전날 미네소타로 파견된 톰 호먼 백악관 ‘국경 차르’와의 면담 직후 X(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지칭한다.

프레이 시장은 게시글에서 “나는 (호먼과의 면담에서) 미니애폴리스가 연방 이민법을 집행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집행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우리 이웃과 거리의 안전을 지키는 데 계속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이 요원들의 총격이 발생한 현장을 둘러보다 고개를 숙이고 있디.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역 경찰들도 연방 요원들의 불법 체류자 단속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특히 민주당 소속인 프레이 시장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연방 요원의 단속 및 진압에 협조하지 않고 오히려 반발 시위가 격화되도록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경찰 임무는 안전 지키는 것…이민법 집행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 대해 프레이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그는 X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우리 경찰의 임무는 시민 안전을 지키는 것이지, 연방 이민법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그들(경찰)이 살인을 예방하길 바라지, 에콰도르 출신으로 미니애폴리스에 기여하는 일하는 아빠를 추적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에서 진행된 시위 도중 이민단속 요원들이 시위에 참가한 시민을 현장에서 연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4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들이 체포를 시도하던 중 알렉스 프레티로 확인된 남성을 사살한 현장 근처에서 연방 요원들이 거대한 최루가스 구름 속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면서 “이는 당신(트럼프) 편인 루디(줄리아니 전 시장)가 뉴욕시에서 했던 정책과 비슷하다. 누구나 911에 전화하면서 안전함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프레티 사망 직후 그가 요원들에게 총을 쏘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을 통해 요원들이 프레티를 완전히 제압한 상태에서 총을 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역풍을 맞은 상태다.

특히 이번 사건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 진압’으로 논란이 된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장을 배제하고, ‘국경 차르’를 현지로 급파해 백악관이 직접 현장을 통제하는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한 대대적 조사를 수용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알렉스 프레티를 위한 임시 추모비 앞 창문에 총탄이 관통한 흔적이 보인다. AFP=연합뉴스



‘테러범’ 몰던 설계자…여론 역풍에 ‘출구전략’


프레티가 연방 요원들을 공격하려 했다던 당국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며 여론의 역풍이 거세지자 사건 초기 프레티를 테러리스트로 몰아갔던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일제히 출구전략으로 전환하는 기류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현지시간 27일 아이오와 주 방문을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프레티를 “연방 요원들을 죽이려고 했던 암살자”라고 비난햇던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27일 AFP통신에 보낸 서면 인터뷰에서 “미니애폴리스에 투입된 이민 단속 요원들이 관련 규정(프로토콜)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완전히 물러났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정부의 초강경 이민정책을 설계한 장본인이다.

그는 사건 이후 이민당국에 반대하는 시민들에 대한 과잉 진압 논란에 대해서도 “백악관이 미네소타에 추가 인력을 파견하면서 체포팀과 시위대 사이 물리적 장벽을 구축하라는 등의 ‘명확한 지침’을 내렸다”고 강조하며 “세관국경보호국(CBP) 팀이 왜 해당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는지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이 1월 7일 이민 단속 중 르네 니콜 굿을 사살한 후 국경수비대 지휘관 그렉 보비노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24일 30대 미국인 프레티가 또다시 요원들의 총격으로 사망하자, 프레티가 "요원들을 학살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실상 단속 요원들의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하는 동시에, 시민을 향해 총을 발사한 책임을 현장에 있던 세관국경보호국에 떠넘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장 CNN에 따르면 프레티에게 총격을 가했던 요원들은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2명의 요원이 프레티를 향해 10발의 총을 발사했고, 이중 6발은 프레티가 땅에 쓰러져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 가해졌다”며 “특히 총격이 발생하기 전 프레티는 이미 무장해제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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