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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김용현 경호처, 관저 골프시설 숨기려 문건 허위 작성”

중앙일보

2026.01.28 19:01 2026.01.28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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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모습. 연합뉴스

대통령 경호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위해 대통령 관저에 골프 연습 시설을 설치하고, 외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없도록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29일 이런 내용의 윤석열 정부 당시 이뤄진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회 요구로 이뤄진 감사로, 관저 이전 관련 감사는 국민감사청구로 이뤄진 데 이어 2차 감사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2년 5월 대통령 경호처는 현대건설에게 골프 연습 시설 등의 공사를 하게 했다.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은 골프 연습 시설이 윤 전 대통령 이용 시설이라고 알고 있었다. 감사원은 “대통령이 이용하는 시설이라면 대통령 비서실에서 수행해야 할 업무며, 경호처 업무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4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그런데도 김용현 처장은 경호처 직원 10여명을 소집해 공사에 앞서 골프 연습 시설 조성을 지시했다. 이에 A 부장 직무대리는 경호처 예산으로 골프 연습 시설 공사를 진행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A 직무대리는 현대건설에 공사대금 1억3500만원을 지급했다. 대통령 비서실에서 지급해야 할 예산을 경호처가 대납한 것으로 감사원은 봤다. 감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서실 돈도 있는데 왜 경호처가 저렇게 해서 문제를 일으켰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용현 처장은 골프 연습 시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우려했다. 공사 진행 중에 관저를 방문해 ‘외부에서 (시설이) 보이지 않게 나무를 심어라’ 등의 구체적 지시도 했다. 김종철 당시 경호처 차장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에 유의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이에 A 직무대리는 서류상에 공사명을 ‘초소 조성 공사’로, 공사 내용은 ‘근무자 대기 시설’로 작성했다.

이 때문에 국회 등은 서류상으로는 골프 연습 시설이 관저에 설치된 걸 확인할 수 없었다. 설치는 2022년 일이지만 2024년 11월 국정감사 때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으로 처음 외부에 알려졌다. 심지어 대통령비서실도 직접 관저 내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시설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024년 11월 국정감사에서 해당 시설이 “창고인 줄 알았다”고 답했는데,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관저 실내 골프 연습시설. 사진 감사원

감사원은 경호처가 골프 연습 시설을 설치하면서 거쳐야 하는 절차인 행정안전부의 토지 사용 승인,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그동안 스크린골프장이라고 알려졌지만 감사원 관계자는 “빔 프로젝터나 컴퓨터 시설이 없는 골프 타격 연습 시설”이라고 정정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골프 연습 시설 설치를 직접 지시했는지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현장 조사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관저의 캣타워(고양이가 노는 탑), 히노키 욕조, 다다미방 관련 서류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금액은 캣타워 173만원, 히노키 욕조 1484만원, 다다미는 336만원으로 나타났다.

국회는 관저 공사 업체 선정 과정도 감사해달라고 감사원에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 부분도 조사를 했지만,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누가 공사 업체를 추천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해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특검과 국가수사본부 수사로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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