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긴급 방미했다. 김 장관은 “한국의 입법 진행 상황에 대해 미국 측의 오해가 없도록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29일 오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측이 국내 입법 진행 상황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도 이미 연락을 주고받았고, 입법 상황에 대한 문제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의 협력과 투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충실히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관보에 게재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실무 차원의 준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통상 이런 발언이 나오면 실무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절차”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면담에서 확인하겠다”고 했다.
미국 측이 디지털 입법이나 쿠팡 이슈 등을 문제 삼고 있다는 지적에는 “관세와 같은 본질적 사안에 직접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각국마다 개별 이슈는 있었다”며 “잘 관리하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쿠팡과 관련해서는 “미국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대응했을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고 했다. 이어 “미국 성인 인구의 80~85%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면, 어느 정부든 훨씬 강하게 대응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 집행 시점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장관은 “입법뿐 아니라 개별 프로젝트의 상업적 합리성과 국익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며 “첫 한·미 공동 프로젝트는 양국이 함께 축복할 수 있는 사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러트닉 장관 외에도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더그버검 내무부 장관 겸 백악관 에너지위원장 등과도 만날 예정이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승인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승인 전까지 25% 관세가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SNS를 통해 “한국 입법부가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다”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다음 날에는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