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삼성전자 목표인센티브, 퇴직금 반영해야"...퇴직금소송 파기환송

중앙일보

2026.01.28 20:03 2026.01.28 21:5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삼성전자가 29일 2025년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16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체 분기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넘겼다. 한국 기업 최초 기록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사업 부문 성과를 기초로 지급한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수 있어 퇴직금 산정 기준에 포함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성과급이라도 지급 규모가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고, 근로자의 근로 제공이 성과급 지급 기준인 목표 달성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봤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는 29일 삼성전자 퇴직 근로자 이모씨 등 15명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깨고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에 해당해 퇴직금 차액 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다.

이씨 등은 사측이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 등 경영성과급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서 제외하고 퇴직금을 산정했다며 2억원대 미지급분을 달라는 소송을 2019년 6월 제기했다.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 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금액이다. 사용자는 근속 1년마다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도록 제도를 정해야 한다. 평균임금이 늘면 퇴직금도 늘어나게 된다.


삼성전자는 근로자들에게 연 2회 상·하반기 목표 인센티브, 연 1회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다. 목표 인센티브는 각 사업 부문과 사업부 성과를 평가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성과 인센티브는 각 사업부에서 발생한 EVA(세후영업이익-자본비용)의 20%를 재원으로 삼아 지급기준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나눠주는 돈이다.

1심과 2심은 원고 패소 판단했다. “각 인센티브는 경영실적, 재무성과에 따라 그 지급 여부나 지급금액이 달라지는 경영성과의 일부 분배이고, 근로의 대가로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영성과 사후 분배 아닌 근로성과 사후 정산에 가까워”

대법원은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가 있는 금품으로 그 지급의무가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돼야 한다”는 법리를 들어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으로 볼 수 있다고 원심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에 대해 “지급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으로서 지급기준인 평가 항목의 기능과 목적, 내용, 평가 방식 등을 고려하면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가깝다”고 판시했다. 사측의 목표 인센티브 운영 방식이 전략과제나 매출실적 등 구체적 목표를 부여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체계로 “해당 성과가 근로 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됨을 방증한다”고 적시했다. 은혜적으로 일시적으로 지급된 게 아니라 제도화된 임금체계 내에서 지급되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성과 인센티브는 임금성을 부정했다. 대법원은 “EVA의 발생 여부와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 외에도 자기자본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라며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도 어려운 다른 요인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목표 인센티브와 반대로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가깝다고 봤다.

경영성과급 일부가 퇴직금 산정 기준에 포함되면 근로자들이 받게 되는 퇴직금이 늘어나게 돼 기업들에 미치는 경제적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2018년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후 사기업 경영성과급 임금성을 다투는 소송이 다수 제기됐다.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 HD현대중공업 등에서도 같은 취지의 퇴직자들 소송이 이어져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반면 이날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는 서울보증보험 노조가 특별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특별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특별성과급은 근로자들의 근로제공 외 다른 요인의 영향력이 상당한 ‘당기순이익 실현’이라는 특수한 경영성과를 전제로 한다”고 했다.





김보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