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말 캄보디아서 전세기로 강제 송환된 조직원 52명이 노쇼 사기로 71억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캄보디아 범죄조직 수사TF는 29일 전기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과 범죄단체가입 등 혐의로 한국인 팀장 A씨 등 5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2일부터 12월 9일까지 국내 144개 관공서 직원으로 사칭하고 대리구매를 유도해 돈을 챙기는 노쇼 사기로 210명에게 총 7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직원들은 경찰에 붙잡히자 “캄보디아에 감금돼 시키는 대로 했다”며 범죄 고의성을 부인했지만 수사 결과 대부분 자발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강제 송환된 52명 중 23명은 범죄 이력으로 전국 수배 중이었고, 가족들이 실종 신고한 10명 또한 자발적으로 범죄에 가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조직원은 고수익 보장에 속아 캄보디아로 입국해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기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범죄 고의성이 확인된 조직원 52명은 지난 25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됐다.
━
건물 갇힌 채 범죄 가담…범죄 수익금 카지노·마사지숍에서 탕진
경찰 수사 결과 범죄 조직은 2025년 5월 결성됐지만, 본격적인 범죄 행각은 지난해 8월부터 5개월간 이어졌다. 이들은 5개 팀으로 나눠 사칭할 공공기관과 피해 목표 업체를 날짜별로 배분받은 뒤 하루 50군데 이상 업체에 전화했다. 피해 목표 업체는 공공기관과 과거 수의계약을 맺은 이력이 있는 업체로 선정했다.
이들은 특정 물품을 대리 구매해주면 재계약 해주겠다며 업체를 속였고, 업체가 대포통장 계좌로 피해금을 송금하면 연락을 끊는 수법으로 범죄를 이어왔다. 그 결과 업체당 적게는 1240만원, 많게는 2억77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조직원 대부분은 현지 건물 내에서만 지냈고, 출입구에는 전기충격봉을 소지한 경비원이 일반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범행에 성공하면 피해금의 5~13% 수준의 인센티브가 지급됐지만, 이들 대부분 건물 내 카지노와 마사지숍에서 탕진했다고 한다.
또 이들은 단톡방에서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하루 (범죄수익) 1억 달성시 유흥업소에 가자고 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원 연령대는 30대가 24명으로 가장 많고, 20대 21명, 40대 7명 등 순이었다. 성별은 남성 48명, 여성 4명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대리구매를 요청하지 않는다”며 “대리 구매 요청을 받으면 해당 기관의 공식 전화번호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