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진행 시 국회의장이 지정한 상임위원장이 본회의 사회를 맡을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재석 의원 239명 중 찬성 188명, 반대 39명, 기권 12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필리버스터에 한해 본회의 사회권을 국회의장·부의장뿐 아니라 의장이 지정한 상임위원장에게도 부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행 국회법은 사회권을 의장 또는 부의장에게만 인정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이 검토했던 ‘필리버스터 진행 시 본회의 의사정족수(재적 의원 5분의1·60명)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은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 등의 반발로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 방식도 전자투표가 아닌 기존 수기·무기명 투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은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필리버스터가 반복되면서 국회의장과 여당 몫 부의장의 사회 부담이 과도하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부의장이 회의 진행 방식을 문제 삼아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하면서, 우원식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이 장시간 사회를 맡아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법안 통과 직후 “의장단이 아닌 사람에게 본회의 사회권을 이양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의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국회의장단 중 한 분이 오랜 기간 사회를 거부하는 비정상적인 형태의 무제한 토론이 계속되면서 불가피하게 개정 의견에 동의했다”며 “오늘 통과된 법은 무제한 토론을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하고 임시적인 조치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바람직한 해결 방안은 아니라는 점에 대해 의원들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이 법의 통과가 기형적인 필리버스터를 반복하는 근거가 아니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국민 보기에 정상적이고 책임 있는 토론 문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여야 의원들의 노력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본회의장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는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