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6세대) 양산을 공식화하며 HBM 시장 탈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오전 2025년 4분기 기업설명회(콘퍼런스 콜)에서 반도체부문 성과를 앞세워 “고객으로부터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8374억원, 영업이익 20조7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특히 이 가운데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16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81.7%를 차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HBM3E(5세대·현재 주력 제품)를 엔비디아에 납품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하반기 엔비디아 공급망에 편입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4와 관련해 “주요 고객사들이 더 높은 성능을 요구했음에도 재설계없이 순조롭게 (품질)평가를 진행중이며, 현재 퀄(Quality·품질평가) 완료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주요 고객사로부터 전량 구매주문(PO)을 확보한 상태”라며 “2026년 HBM 매출은 전년대비 3배 이상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반도체 시설투자(CAPEX) 확대 계획도 내놨다. 김 부사장은 “주목할 점은 공급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사들의 2026년 HBM 수요가 당사의 공급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HBM3E에 대한 수요 대응력을 높여가는 한편, HBM4와 HBM4E(7세대) 양산을 위한 1c 나노(6세대 10나노급) 캐파 확보에 필요한 투자도 적극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 ‘반도체 초격차’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김 부사장은 “HBM4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한 샘플을 고객사에 보냈고, HBM4E부터는 일부 사업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과 칩을 범프(미세 금속 돌기) 없이 붙여 성능을 끌어올리는 차세대 핵심 기술이다.
삼성의 ‘아픈 손가락’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과 차세대 1.4나노 공정 개발에 박차를 가해 파운드리 고객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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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일상에 도움되는 AI 경험” 강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관세 불확실성과 반도체 원가 상승이라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은 이를 인공지능(AI) 제품군 확대와 경영 효율화로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DX부문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1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9.5% 감소한 숫자다. TV와 가전사업을 맡은 VD·DA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약 6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MX사업부는 다음달 공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AI’를 강조한 조성혁 MX사업부 부사장은 “사용자 중심의 차세대 인공지능 경험, 신규 카메라 센서 등을 적용해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헌 삼성전자 VD부문 부사장은 “초대형 마이크로 RGB(적·녹·청) TV 등 강화된 신제품 라인업을 기초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며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영향으로 발생하는 교체 수요를 2026년 신제품 라인업으로 공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