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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관세 재협상 없을 것”…美도 확장억제·비핵화 기조에 동의

중앙일보

2026.01.28 22:47 2026.01.2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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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교장관 초청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인상 선언과 관련해 “합의 파기라고 보기는 어렵고 앞으로 조치하면서 미 측에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 (공동설명자료) 이행이 늦는 것 아닌가 해서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누군가) 이야기해서 (메시지가) 나온 것 아닌가 알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25% 관세 재인상이 현실화하면 합의 파기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조 장관은 “재협상이 아니라 기존의 조인트 팩트시트의 충실한 이행을 서로 협의해 나가는 것”이라며 재협상 우려에 선을 그었다.

트럼프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입법화하지 않았다”며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품목관세과 상호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조인트 팩트시트에서 합의한 관세 인하(25%→15%) 조치를 두 달 반만에 뒤집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와 국회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다루는 과정에 대한 미국의 불신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와 관련, 조 장관은 “쿠팡은 이번 관세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연계지어서 해석하는 것은 사실이 아닐 뿐 아니라, 스스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리가 가진 협상의 위치를 스스로 낮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미국의 기류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느냐는 지적에 “변화된 미국의 의사결정 구조, 발표하는 시스템 등이 우리가 그걸 잡아낼 수준의 것은 아니었다”며 “이런 데 화들짝 놀라서 우리 스스로 우리 입장을 약화할 필요는 없다. 미국 정부 내 미묘한 변화까지도 잘 파악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한·미 간에 충분히 논의했고 기본 방향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엘브리지 콜비 미 전쟁부 정책차관도 한국의 억제력를 강화하되 미국 핵우산을 확보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며 “콜비 차관과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현상유지(status quo)란 말을 여러 번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확장 억제와 비핵화 등에 대한 기조가 변화한 게 아니라는 걸 미국 측으로부터 여러 번 이야기를 들었고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전략(NDS)에서는 북한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았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장관은 원자력(핵)추진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우리 내부적)역량 평가를 대강 마쳤고 미국 협상팀이 2월에 올 가능성도 있고 우리가 갈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2020년대 후반에 건조를 개시하는 데 미국 측도 공감대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과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협상에 대해서는 “농축과 재처리를 다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군축이냐, 핵 군축 협상이냐 이런 것은 나쁘게 말하면 용어의 장난”이라며 “원칙은 같다. 목표는 물론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핵화를 먼저 얘기하면 잘 안 될 테니 표현을 순화해서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자는 입장에는 한·미 간 이견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일부 보상을 하면서 가장 현실적인 것인 중단 협상을 하자”며 “다음은 핵 군축 협상하자. 그리고 길게는 비핵화를 향해서 가자”고 제안했다. 이를 두고 북핵 위협의 직접적 당사국으로서 비핵화 목표를 흐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조 장관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여러 번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한 것은 전혀 아니다. 입장의 변화가 없다. 중국으로서도 한반도의 평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얘기했다”며 “그 기본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승인 없이 비무장지대(DMZ)를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DMZ법’과 관련해선 “법이 정전협정과 상충한다고 단정하긴 곤란하다”며 “법 조문별로 잘 놓고 어떻게 이것을(양측의 입장을) 일치시킬 수 있을 것인가 창의적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사는 전날 브리핑에서 “DMZ법이 통과되면 이는 정전협정에 대한 정면충돌(direct conflict)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주파’와 ‘동맹파’ 간 외교 노선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선 “통일부 전 장관들의 모임에 제가 가서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그분들의 지지를 확보한 바 있다”며 “멋진 표현이지만 ‘현실파’와 ‘실용외교파’란 표현을 더 많이 써달라”며 웃었다.

조 장관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관련해 “국내 특정 산업 분야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산 수산물 수입 문제와 연계해 사안을 보느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조 장관은 추후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폐지가 한·미 통상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일본과 대만이 해당 규제를 비관세장벽이라고 보고 철폐했고 러시아와 벨라루스만 유지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농림부는 조금 더 시간을 좀 가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다. 적절한 시기를 봐서 이 문제를 다시 한번 제기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트럼프가 초청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와 관련해 “검토가 우선되어야 한다. 시간을 두고 평가하고 참여하겠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주도하는 가자지구 전후 복구 기구인 평화위원회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공식 출범했다.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아무리 유엔이 마비된 상태라고 해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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