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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공급 물량이 91%, 규제부터 풀어라”…정부에 반박 나선 서울시

중앙일보

2026.01.2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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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29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국토부 공급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공공 주도의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 없이 공급 절벽을 해소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29일 서울시청에서 후속 브리핑을 열고 “지난 10월부터 협의를 진행하며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가 가장 빠른 길’이라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신규택지 등을 통해 서울에 3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주도의 공급 대책 위주로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민간 사업장을 옥죄는 규제는 여전하다. 정부는 지난 10ㆍ15대책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이주비 대출 규제 등을 발표했다. 이주비 대출 규제의 경우 1주택자 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낮추고, 다주택자의 경우 LTV 0%로 제한했다. 대출한도도 6억원으로 낮췄다.

이런 규제 탓에 이주를 앞뒀지만,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간 정비사업장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시 조사 결과,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장 43곳 중 이주비 대출 문제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비사업장은 39곳(91%), 3만10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시장은 “정부의 과도한 대출규제로 이주비가 늘어나고 사업이 지연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는 현장의 절절한 상황도 전달했지만, 정부는 외면한 채 공공주도 방식에만 매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 주도’를 강조하지만, 서울 주택공급 물량 중 민간 공급분이 90%가 넘는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에서 20년 동안 준공된 주택 124만7852가구 중 113만4063가구(약 91%)가 민간 공급 물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1월까지 서울에서 준공한 아파트 4만7000가구 중 3만 가구가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됐다.
당초 6000가구에서 1만가구로 4000가구 공급이 늘어날 예정인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연합뉴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를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반발하고 있다. 당초 서울시는 주택 공급량을 6000가구에서 8000가구로 늘려 제안했다. 1만 가구로 공급할 경우 주택비율이 너무 높고, 1인당 갖춰야 할 법적 공원 면적도 충족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김 부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의 100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상업ㆍ마이스 등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해야 할 부지인데 단기적인 주택공급 숫자에 매몰돼 미래 비전을 희생시키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8ㆍ4대책의 실패를 반복하는 공염불”

정부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총 6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태릉CC 부지 관련해서도 “해제되는 개발제한구역 면적에 비해 주택공급 효과가 미비하다”며 서울시는 우려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8·4대책에서 태릉CC에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가 6800가구로 낮춘 바 있다. 이후 주민 반발과 교통·환경 문제 등으로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인근 상계ㆍ중계 등 노후 도시의 정비사업을 원활히 추진하면 2만7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 부시장은 “현장의 여건과 지역주민의 의사가 배제된 일방적인 대책은 과거 문 정부 8ㆍ4대책의 실패를 반복하는 공염불이 될 것”이라며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을 직시하고 실효성 있는 후속 정책이 논의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은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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