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7월 17일)이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국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비롯한 91건의 민생법안을 처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국회 입법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한 지 이틀 만에, 국회가 움직인 것이다.
국회는 이날 재석 203인 중 찬성 198인·반대 2인·기권 3인으로 공휴일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통과한 개정안은 올해 7월 17일부터 적용된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법에 대한 국민의식 제고를 위해 공휴일로 지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안 통과 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근 일련의 국가적 위기 상황을 겪으며 (헌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고, 헌법 정신을 다시 새길 수 있는 좋은 법이 통과됐다”고 하자, 장내에선 박수가 나왔다.
제헌절은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이 공포된 것을 기념하는 날로, 1949년부터 국경일·공휴일 지위를 이어오다 2008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도 재석 206중 찬성 199인·기권 7인으로 통과됐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해 법안이 처음 나온 2024년 11월부터 1년 6개월간 국회 상임위원회를 표류하다, 가까스로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이다.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두고 여야가 실랑이를 벌여온 탓인데, 근로시간 특례 조항은 결국 최종안에서 빠졌다. 정부가 반도체 산업 관련 전력·용수·도로망 등 산업기반시설을 설치·확충하도록 하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게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대통령 소속 ‘국가반도체위원회’도 구성하게 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요건을 바꾸는 ‘국회법 개정안’은 재석 239인 중 찬성 188인·반대 39인·기권 12인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무제한 토론을 진행할 수 있는 사회권자의 범위를 의장·부의장에서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당초 법안에 담겨있던 재적 의원 5분의 1(60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회의 중지를 가능케 하는 내용은 삭제됐다. 본회의에서 실시하는 모든 무기명 투표를 전자투표로 하는 내용도 제외됐다.
모바일 신분증과 실물 신분증의 법적 효력을 동일하게 하는 ‘전자정부법 일부 개정안’, 정가를 웃도는 암표 판매를 근절하는 ‘공연법 일부 개정안’ 등도 이날 처리됐다. 취업 후 상환하는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대상을 넓히는 특별법 개정안, 국가 유공자와 유족이 보훈병원 외에 공공병원에서도 보훈·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옥외 집회·시위 금지 장소에 대통령 집무실을 추가하는 ‘집시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넘었다.
다음 임시국회는 2월 2일 개회한다. 2월 3일과 4일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한다. 9일~12일은 대정부질문을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