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역대급 매출 현대차, 첫 뒷걸음질 테슬라…‘피지컬AI’ 맞수 운명은

중앙일보

2026.01.29 01:07 2026.01.29 01:5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중앙포토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반면, 테슬라는 자동차 부문 매출이 뒷걸음질하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타이틀을 내려놓았다.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맞수 기업의 명암이 갈린 것이다.

29일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6.3% 증가한 186조254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김주원 기자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9.5% 감소한 11조4679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감소는 지난해 4월부터 부과됐던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담과, 해외 딜러 인센티브 증가 등의 영향이다. 현대차에서만 약 4조1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는데, 기아와 합산 시 7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김주원 기자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도매 기준)은 전년보다 0.1% 감소한 413만8389대(국내 71만2954대, 해외 342만5435대)로 집계됐다. 다만 친환경차 판매량은 96만1812대(전기차 27만5669대, 하이브리드차 63만4990대)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어려운 환경에도 북미 판매 비중 확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 호조로 매출액은 늘었다”며 “매출액 증가율은 당초 전망치를 초과 달성했고, 영업이익률은 관세 영향으로 하락했지만 가이던스 제시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도매 기준)를 415만8300대로 설정했다. 매출 목표는 전년보다 1∼2% 성장, 영업이익률은 6.3∼7.3% 성장으로 제시했다. 투자도 늘린다. 하이브리드차,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친환경차 개발과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전환을 위한 자율주행·AI 등에 총 17조8000억원(연구개발 7조4000억원, 설비투자 9조원, 전략투자 1조4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년보다 22.76% 증가한 것이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스마트카 개발은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승조 부사장은 “스마트카 데모카(시험차량)는 현재 개발 연구개발 중”이라며 “소량의 모델을 올해 중으로 만들 예정이다. 빠르면 하반기에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8년 SDV 체계를 갖춘 스마트카를 출시할 계획이다.

서울 시내 현대자동차 매장.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테슬라 매장. 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지난해 자동차 부문에서 695억 달러(약 99조5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약 771억 달러)보다 10%가량 줄어든 것이다. 회사 전체 매출도 948억 달러(약 135조원)로 전년보다 3% 감소했다. 테슬라의 연간 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이익은 38억 달러로 전년보다 46% 줄었다. 차량 판매량도 크게 줄었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기차 163만6129대를 판매했는데, 전년보다 8.56% 감소한 것이다. 중국 비야디(BYD)의 지난해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30.31% 증가한 약 230만 대로 추산된다.

박경민 기자

테슬라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회사의 사업 중심을 ‘자동차’에서 ‘AI 로보틱스’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고급 전기차 라인인 ‘모델S’ ‘모델X’의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라며 “약간 슬픈 일이지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어 “모델S·X를 생산해왔던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을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로봇 생산용으로 전환해 연간 100만 대의 생산을 목표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테슬라는 머스크 CEO의 AI 스타트업 xAI에 20억 달러(약 2조865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물리적 세계(physical world)에 AI 제품·서비스를 대규모로 개발·배포하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자율주행 로보(무인) 택시 전용 신차인 ‘사이버캡’, 전기트럭 ‘세미’, 에너지저장장치(ESS) ‘메가팩3’ 등의 연내 양산을 목표로 생산라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휴머노이드…테슬라는 ‘양산 준비’ 현대차는 ‘테스트’

현대차그룹이 소비자가전쇼(CES) 2026에서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두 회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건 자동차를 넘어 ‘피지컬 AI’ 분야에서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앞세워 미래 제조업 혁신 나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현대차는 2028년 휴머노이드를 공장에 투입하는 게 목표다.

우선 한 발 앞선 건 테슬라다. 테슬라 측은 옵티머스 1세대 생산과 관련해 “양산을 예상해 (생산라인을) 설치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상용화에 앞서 신기술 실증 과정인 개념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이승조 부사장은 “휴머노이드(아틀라스)의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PoC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되고 있다”며 “엔비디아로부터 구매하기로 한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은 휴머노이드 등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 사용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로봇 '옵티머스'가 계란을 쥐고 있는 모습. 사진 테슬라



현대차 노조 “판 엎겠다” 반발수위 높여

한편 휴머노이드 투입에 반대하는 현대차 노조(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반발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22일 “노사 합의 없는 일방통행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또 소식지를 내고 “회사 측이 일방통행하면 판을 엎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생산 로봇이 현장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고 어느 노동조합이 선언을 한 것 같다”며 “그러나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토요타는 6년 연속 세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일본 교도통신은 토요타가 지난해 1132만2575대를 판매해 폭스바겐(898만 대)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판매량은 727만4262대였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일본산 차량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다가 9월에 15%로 내렸다. 교도통신은 “미국 관세 정책의 역풍을 맞으면서도 북미에서 강점을 보이는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짚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