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한국을 비롯한 미국에 관세를 지불하는 국가들을 ‘현금인출기(Cash Machines)’로 불렀다. 금리 인하를 거부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맹비난하는 과정에서다.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24년 10월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으로 지칭했던 트럼프는 이번 발언으로 미국과의 교역국을 단순한 ‘돈줄’로 여긴다는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금리를 그렇게 높이 유지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제롬 ‘너무 늦은’ 파월이 또 금리 인하를 거부했다”며 “그는 우리나라와 국가 안보를 해치고, 불필요한 이자 비용으로 미국에 매년 수천억 달러의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관세로 인해 막대한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금인출기 발언은 이후에 나왔다. 트럼프는 “(미국에 관세를 지불하는) 이들 국가 대부분은 미국이 그렇게 하도록 허용해주기 때문에 ‘우아하고, 견고하며, 우량하다’고 여겨지는, 낮은 금리를 지불하는 ‘현금인출기(Cash Machines)’일 뿐”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교역하는 국가들의 높은 경제적 지위가 미국의 용인하에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들이 사실상 미국의 자금줄에 불과하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는 또 “이들 국가에 부과되는 관세가 우리에게 수십억 달러를 가져다주고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규모는 줄었지만) 아름답고 과거에 학대받았던 나라(미국)를 상대로 상당한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 말해, 내가 전 세계 국가들에 매우 착하고, 친절하고, 신사적으로 대해주고 있다는 뜻”이라며 “펜을 살짝 굴리기만 해도 수십억 달러가 더 미국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그렇게 되면 이들 국가는 미국의 등 뒤에 빨대를 꽂는 방식이 아니라, 옛날 방식대로 돈을 벌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마지막으로 “많은 나라가 고마워하지 않지만, 우리 위대한 국가가 그들을 위해 해준 일을 모두가 감사히 여기길 바란다”며, 관세 덕분에 미국이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해진 만큼 금융 측면에서도 세계 최저 금리를 적용받는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현금 인출기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24년 10월 한국을 현금 인출기라고 지칭했다. 그는 당시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내가 백악관에 있었다면 그들(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지출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내가 (한국과) 합의한 것을 다 뒤집었다”며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당시 방위비 분담금을 종전 대비 5~6배 수준으로 대폭 인상한 50억 달러 수준으로 할 것을 한국에 요구했다. 그러나 양국은 분담금 규모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21년 1월 후속 협상을 통해 절충점을 찾았고, 2024년 10월 2026년부터 적용되는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5192억원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