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10월·12월에 0.25%포인트씩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낮춘 이후,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
Fed는 금리 동결 이유로 경기 개선과 고용 불안 완화를 들었다. Fed는 의결문에서 “경제 활동은 완만한(moderate)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는 기존 표현을 “견조한(solid) 속도”로 바꿨다. 고용에 대해선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에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로 바꾸었고, “실업률은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 차례 금리 인하의 근거였던 “고용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는 표현도 삭제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발표된 경제지표에 반영된 경제 심리 등 추가된 모든 것이 올해 성장세가 견조한 기반에서 시작됐음을 시사한다”며 “이중 책무(물가와 고용 안정) 사이에서 직면한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고 판단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측과 다르지 않았다. 시장은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관심을 쏟았지만, 그는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파월 의장은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회의 별로 데이터와 전망, 위험의 균형을 보며 판단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시나리오는 그 누구의 기본 가정도 아니다”라고 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3월과 4월 FOMC 회의에서 동결 확률이 각각 86.5%·74%를 기록했다(한국 시간 오후 5시30분 기준). 파월 의장의 임기 이후인 6월에야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페드워치는 6월 금리 인하 확률을 60% 이상으로 점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곧 발표될 훌륭한 Fed 의장을 맞이하게 되면 금리가 아주 많이 내려가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는 중립 수준에 근접해 있고 노동 시장 상황은 안정화되고 있다”며 “현재 Fed 목표치보다 약 1%포인트 높은 물가가 결국 하락하면, 6월과 9월에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다음 달 금리 동결 가능성이 크다. 연내 상당 기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불안한 집값·물가 등을 고려해서다. 금리를 낮출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화 약세(환율은 상승) 등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3.8원 오른 1426.3원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약 1조5000억원을 순매도한 게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발언도 거들었다. 그는 28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엔화 강세를 유도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지에 “결코 그런 일은 없다”며 “미국은 항상 강력한 달러 정책을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