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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의 돈의 세계] 한국 국채의 격

중앙일보

2026.01.2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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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외국인은 지난해 한국 국채를 약 121조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년도 순매수 금액 약 48조원보다 150% 넘게 늘었다.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둔 흐름으로 분석됐다. WGBI는 현재 미국과 중국·일본·프랑스 등 세계 25개국 국채로 구성됐고, 한국 국채는 26번째로 편입된다. 이 지수는 투자자에게 금융 지표의 역할을 하고, 포트폴리오 관리자에게는 벤치마크를 제공한다. 국채에 투자하는 패시브 펀드는 WGBI의 구성에 따라 국채들을 펀드에 담아 이 지수 상승률만큼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한국에 앞서 중국 국채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에 걸쳐 WGBI에 편입됐다. WGBI는 시장에 충격이 가지 않게끔 신규 국채를 단계적으로 편입한다. 한국 국채 편입은 오는 11월까지 8개월에 마무리된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한국 국채의 비중은 약 2%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국채의 비중은 발행된 국채의 규모에 비례한다. 중국 비중은 2024년에 일본을 추월했다.

편입 과정에서 모두 약 600억 달러가 한국 국채에 유입되면서 원화가치가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최근 일고 있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국채 순매수 외에도 많아서 그렇게 낙관할 수 없어 보인다. 환율보다는 한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금리가 안정되면서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더 확실해 보인다.

WGBI에 편입된 국채라는 위상은 영원히 보장되진 않는다. 그리스·포르투갈·남아프리카공화국 3개국이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2010년부터 2012년 사이에 이 지수에서 제외됐다. 이 중 포르투갈만 신용등급을 회복하면서 2024년 11월 WGBI에 다시 진입했다. 한국 국채가 탄탄한 국가 재정을 바탕으로 WGBI에 편입된 상태를 이어가고, 우리나라가 그 이점을 오래도록 누리기를 기원한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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