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에 일방적으로 부과한 관세와 관련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을(much steeper)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지금까지 부과한 관세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해 보다 강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을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10%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고, 하루 뒤인 27일에는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도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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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약발’ 의식?…“지금까지는 봐준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후 자신이 부과한 관세에 대해 “사실 매우 친절했다”며 더 높은 관세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소설미디어(SNS)엔 자신은 다른 나라들을 봐주고 있으며 언제든지 관세를 올릴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통한 압박 가능성을 꺼낸 든 배경은 유럽의회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요구와 관세 위협에 반발해 유럽연합(EU)과 미국 간의 무역 합의 승인을 보류하고, 한국의 대미 투자 합의 이행 속도가 미측의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에서 타국에 대한 관세 위협의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란 해석도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관세 소송에서 우리와 다투는 사람들은 중국 중심적(China-centric)”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관세로 피해를 본 미국 중소기업들과 민주당 성향의 12개 주(州)가 원고인데 이들이 중국을 위해 관세를 무효로 만들려고 한다는 일방적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 “관세가 없으면 미국은 망할 것”이라는 등의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며 대법원에 직·간접적 압력을 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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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은 현금인출기…펜만 휘둘러도 돈 들어와”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SNS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관세를 부과한 타국을 “저금리의 현금인출기(cash machines)”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그들이 우아하고 견고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오직 미국이 허용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4년 10월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으로 지칭하는 등 했던 미국과의 교역국을 단순한 ‘돈줄’로 여긴다는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말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내가 펜을 휘두르기만 해도 수십억 달러가 미국으로 더 들어올 것”이라며 “이들은 미국에 업히지 않고 옛 방식으로 돈을 벌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많은 국가가 그렇지 않지만, 나는 이들이 우리의 위대한 나라가 그들을 위해 해온 일에 모두 감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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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 연준에 ‘멍청이’…“내주 후보자 발표”
자신이 강하게 요구해온 금리 인하를 거부하고 금리 동결을 결정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해선 “금리 인하를 다시 거부해 국가 안보를 해치고 있다”며 “이 ‘멍청이’조차 인플레이션이 더는 문제나 위협이 아니라고 인정하는 지금 우리는 훨씬 낮은 금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회의에선 아예 다음주에 새 연준 의장 후보자를 발표하겠다며 “내가 보기엔 (새 후보자가) 일을 잘할 인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가 용납할 수 없게 높다”며 “우리는 전 세계 어디보다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립성이 보장돼야 할 연준 의장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지명할 뜻을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
현재 차기 의장 후보로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먼 현 연준 이사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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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찬양’에도…美 11월 무역적자 확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통해 미국의 경제를 부흥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는 568억 달러로, 전달(292억 달러 적자)보다 276억 달러(9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폭은 지난해 7월(744억 달러 적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429억 달러 적자)를 크게 웃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16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무역적자 규모를 인용하며 자신의 관세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10월 적자 규모가 축소됐던 이유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1일부터 의약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의료기업들이 의약품 수입을 10월 전으로 앞당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취소했다. 11월 적자 규모가 확대된 것은 의약품에 대한 수입이 정상화된 것과 관련이 있다. 실제 의약품 관세 미시행으로 지난해 11월 의약품 조제용 물질 수입은 다시 67억 달러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