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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Food] ‘철가방 요리사’번창하는 비결

중앙일보

2026.01.2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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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당 ‘도량’ 임태훈 셰프

흑백요리사 방송 후 말과 행동 조심
맛·친절은 기본, 책임자 매장에 상주
기본 메뉴 짜장면·짬뽕 밀키트 출시

[사진 웨이크버니] 출처: GettyImagesBank
“짜장면 시키신 분” 오래된 광고 속 멘트로 익숙한 이 한마디를, 자신을 드러내는 말로 바꾼 사람이 있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1에 출연한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이다. 철가방을 들고 등장하며 던진 이 짧은 한마디는 프로그램 안에서도 가장 강렬한 장면으로 남았고, 그의 셰프 인생에 새로운 장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임 셰프는 화려한 이력도, 정규 조리 교육도 받지 않았다. 설거지부터 시작해 주방 한켠에서 어깨 너머로 익힌 감각으로 중식을 배웠다. 잘되는 가게와 망해가는 가게를 모두 거치며 요리와 장사를 함께 배웠다. 방송 이후 잠시 주목받다 잊히는 경우와 달리, 임 셰프가 운영하는 중식당 ‘도량’은 종영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예약이 어렵다. 최근에는 짜장면과 짬뽕 밀키트를 출시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지난 8일, 임태훈 셰프를 만났다.


Q : 최근 종영한 ‘흑백요리사’ 시즌2를 보면서 1년 전 생각이 났을 것 같은데.
A : “맞다. 촬영 당시에는 워낙 정신이 없어서 상황을 제대로 느낄 여유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인생에서 꽤 큰 장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나간다면 그때보다 훨씬 여유 있게,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Q : 시즌1 당시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등장 장면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A : “미리 준비한 설정은 아니었다. 작가가 철가방을 가져오라고 해서 들고 갔고, 입장할 때 리액션을 하나 해보라고 하길래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었다. 중식에서 가장 기본은 짜장면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만약 다시 나간다면 ‘그릇 찾으러 왔습니다’라고 말하면 어떨까 싶다(웃음).”


Q : 방송 출연 이후 일상에도 변화가 있었나.
A : “확실히 달라졌다. 이전보다 말과 행동을 더 조심하게 됐다. 매장에서는 괜찮지만, 밖에서는 혹시 오해를 살까 스스로 경계하게 된다.”

[사진 웨이크버니] 출처: GettyImagesBank

Q : 도량은 여전히 예약이 어렵다.
A : “감사한 일이다. 방송 직후 많은 분이 찾아왔다. 더 의미 있는 건 그 이후에도 꾸준히 다시 찾아와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가 정한 맛이나 서비스의 기준을 낮출 수 없었다.”


Q : 기준을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A : “매장에 상주하는 책임자다. 오너 셰프든 주방장이든, 이 가게를 책임지는 사람이 늘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손님 입장에서도 신뢰할 수 있다. 물론 맛과 친절은 기본이다. 결국 재방문은 그 신뢰에서 나온다.”


Q : 매장에서 손님 응대와 메뉴 설명을 직접 하던데.
A : “당연한 일이다. 메뉴는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설명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왜 이런 방식을 택했는지 정도만 알려도 반응이 달라진다. 또 손님 반응을 직접 보는 것도 중요하다. 불만을 대놓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조심스럽게 건네는 말들이 있다. 그런 말들이 음식 점검에 큰 도움이 된다.”


Q : 요리는 어떻게 배웠나.
A : “정규 과정이라고 할 만한 건 없었다.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근무하며 매 끼니 450명 정도의 식사를 책임졌다. 그때 칼질에는 자신이 생겼다. 제대 후 중식당에 들어갈 때도 그 자신감으로 칼판 자리에 지원했다. 하지만 막상 주방에 들어가 중식도를 쥐어보니 전혀 달랐다. 결국 설거지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후 주방 한켠에서 칼질과 불 조절을 어깨 너머로 보며 익혔다. 그 과정에서 요리뿐 아니라 장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함께 배웠다.”

[사진 웨이크버니] 출처: GettyImagesBank

Q : 요리가 내 업이라는 ‘확신’을 느낀 순간은.
A : “주방장이나 면판장이 모두 쉬고 있는데 손님이 우동을 주문했다. 그동안 옆에서 보고 익힌 게 있으니 내가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면을 직접 뽑고 눈대중으로 양념을 넣어 조리해 내보냈다. 잠시 후 그릇이 빈 채로 돌아왔다. 그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보람을 느꼈다.”


Q : 고생 끝에 첫 매장을 열었다.
A : “2014년 12월 4일이다. 어릴 때부터 내 가게를 여는 게 목표였다. 초반에는 배달도 병행했고, 직접 전단지를 돌렸다. 고구마 빠스나 찐빵을 만들어 주변 상가에 나눠주며 가게를 알렸다. 생계를 위한 선택이었다.”


Q : ‘좋은 셰프’의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 “마음가짐이다. 요리를 단순한 노동으로 여기면 안 된다. 이 음식을 먹는 손님을 떠올리며 만들어야 한다.”

[사진 웨이크버니] 출처: GettyImagesBank

Q : 동파육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A : “동파육은 이제 동반자 같은 존재다(웃음). 손이 많이 가는 메뉴지만 간과 팔각 향을 줄이고 매운맛을 더해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Q : 최근 짜장면과 짬뽕 밀키트를 출시했다. 매장이 아닌 제품으로 확장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A : “중식을 떠올리면 결국 짜장면과 짬뽕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밀키트도 가장 기본적인 메뉴부터 시작하고 싶었다. 개발 과정에서는 ‘매장에서 먹는 맛과 얼마나 가까울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았다.”


Q : 소스 역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A : “짜장 소스에는 라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라드가 빠지면 짜장의 기본 풍미가 살아나지 않는다. 돼지고기 양도 줄이고 싶지 않았다. 원가 부담은 있었지만 타협하고 싶지 않았다. 짬뽕은 너무 무겁지 않은 방향을 원했다. 단맛 역시 중요한 요소라 채소에서 나오는 단맛과 설탕의 비율을 놓고 테스트를 거듭했다.”


Q : 올해 계획은.
A : “매장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게 매장은 삶의 시간이 쌓인 공간이다. 올해 역시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킬 계획이다.”



송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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