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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논란' 몰린 트럼프…'짧은 회의' 후 고개 저어 질의응답 거부

중앙일보

2026.01.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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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넘는 공개 ‘마라톤 회의’와 기자들과의 문답을 즐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내각회의를 이례적으로 짧은 80분만에 끝냈다. 회의를 마칠 무렵엔 고개를 저으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내각 회의 중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미국 시민에 대한 이민단속 당국의 총격 사망 사건에 대한 논란이 미국 전체를 뒤흔드는 상황에서 관련 질문을 아예 차단하려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례적 짧은 회의…질문 거부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회의가 1시간여 진행됐을 무렵 “나는 그저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나 모두발언을 마칠 때 써온 표현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내각회의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의 내각은 정말 훌륭했다. 3시간 동안 돌아다니는 것보다 이게 훨씬 좋다”며 회의를 마칠 뜻을 밝히며 맞은 편에 있던 JD 밴스 부통령에게 마무리 발언을 권했다.

발언권을 얻은 밴스 부통령이 “나는 여기 무료 커피를 마시러 왔다”며 “이 그룹과 함께 일을 시작하게 돼 영광이고, 우리가 미국인을 위해 많은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간략히 말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감사하다”며 회의를 마쳤다. 평소와 같이 기자들의 질문이 터져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저으며 질의응답을 거부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스콧 터너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3시간 17분에 걸쳐 내각 회의를 진행했고, 이를 언론에 완전히 공개했다. 반면 이날은 회의 도중 “몇 사람에게만 발언을 부탁할 거고, 테이블 전체를 돌지 않을 것”이라며 ‘짧은 회의’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공개석상에서 졸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노출하며 ‘건강 이상설’을 자초했던 점에 대해 “나는 잠을 많이 자지 않지만, (지난 회의에서)몇몇이 내가 눈을 깜박이는 것을 포착했다”며 “게다가 내가 졸려 했다면 내 옆의 두 사람(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보스, 일어나셔야 합니다’라며 깨웠을 것”이라고 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참석한 JD 밴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회의는 미네소타 총격 사건 이후 열린 트럼프 행정부의 첫 공개회의다. EPA=연합뉴스



‘마이크’ 못 받은 국토장관…“총격 사건 언급 피한 것”


CNN은 회의를 빨리 끝내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질문을 외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저으며 답변할 의사가 없음을 알렸다”며 “주요 기삿거리의 하나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긴장된 상황과 이민 정책의 미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DHS)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놈 장관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았다. EPA=연합뉴스
실제 이날 발언권을 얻은 사람은 스티브 윗코프 특사,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밴스 부통령 등으로 제한됐다.

이민정책을 총괄하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아예 발언권을 얻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의 내내 총격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관련 사안에 대한 질문을 준비하고 있던 기자들의 질문까지 받지 않으면서 총격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이나 추가 설명 자체를 차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지시간 26일 미네소타주 메이플그로브에서 이민단속 당국 요원들이 시위에 참석한 시민을 현장에서 체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지난 7일과 24일 미국인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가 단속 요원들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 직후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몰며 요원들의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을 통해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제히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사실상 번복하며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프레티 사망 직후 그를 ‘총격범’이라고 지칭했지만, 이후 “사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상태다.
이민 당국 요원들에게 총격을 받아 숨진 미국 시민 르네 니콜 굿과 알렉스 프레티의 포스터가 지난주 프레티가 마지막으로 있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촛불 추모식에서 보인다. 프레티에게 총격을 가한 요원들은 현재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AFP=연합뉴스



중간선거 ‘악재’ 부상…‘셧다운’ 반복 우려


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핵심 이슈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당장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개혁을 요구하며 국토안보부 예산 처리에 반대하면서 이미 역대 최장 셧다운(정부 업무 일시 정지) 사태를 겪은 트럼프 행정부가 또다시 셧다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시간 26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교외 메이플그로브에서 국경순찰대 고위 관리 그레고리 보비노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호텔 밖에서 한 시위자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백악관과 공화당은 이를 막기 위해 민주당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날 상원에 올라온 국토안보부, 국방부(전쟁부), 보건복지부 등 연방정부 기관 예산을 담은 6개 세출법안 패키지의 상정 동의안은 찬성 45대 반대 55로 부결됐다.

공화당 내에서도 8명의 반대표가 나온 결과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ICE의 강경 이민 단속을 억제하는 개혁에 동의할 때까지 국토안보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DHS)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놈 장관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관련 이날 회의에서 “정부 셧다운이 없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현재 그 문제를 해결 중이고, 민주당과 합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초당적으로 협력해 셧다운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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