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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속옷 벗기지 마세요"…5년 만에 바뀐 심폐소생술 지침, 왜

중앙일보

2026.01.29 13:52 2026.01.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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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이창희 남서울대 응급구조학과 교수가 개정된 심폐소생술에 따라 여성의 속옷을 탈의하지 않고 자동심장충격기 패드를 부착하는 방법을 시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여성 심정지 환자의 경우 속옷을 제거하지 않고 자동심장충격기(AED) 패드를 부착하라는 내용이 담긴 국내 심폐소생술 지침이 발표됐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심폐소생협회는 '2025 개정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29일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2020년 마지막으로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국내외 최신 연구 결과와 16개 전문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개정됐다. 전문가들은 국제 심폐소생술 합의 내용과 연구 등을 검토해 권고안을 마련했다.

기본소생술 분야에서는 AED 사용률 제고를 위해 구급 상황 요원이 신고자에게 충격기 사용을 지도하는 내용이 제안됐다.

여성 심정지 환자의 경우 신체 접촉에 대한 우려 등으로 충격기 사용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침은 속옷(브래지어)을 제거하지 않고 위치를 조정한 뒤에 가슴 조직을 피해 충격기 패드를 맨 가슴에 부착하라고 권고했다. 속옷을 옆으로 젖힌 다음 오른쪽 쇄골 뼈와 유두 사이, 왼쪽 옆구리 쪽에 각각 패드를 붙이면 된다.

지침 개정에 참여한 이창희 남서울대학교 교수는 "실험 결과 속옷을 탈의하지 않아도 패드를 붙이는 위치나 전기 충격의 영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심폐소생술 시행 순서는 일반적으로 가슴 압박부터다. 하지만 익수에 의한 심정지 환자에게는 인공호흡을 포함한 표준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하며 인공호흡 교육을 받지 못한 처치자는 가슴 압박소생술을, 교육을 받은 응급의료종사자 등은 인공호흡부터 시작하도록 했다.

2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이창희 남서울대 응급구조학과 교수가 개정된 심폐소생술에 따라 영아를 양손으로 감싸 안고 두 엄지손가락으로 압박하는 방법을 시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만 1세 미만 영아의 경우 기존 지침에서는 1인 구조자라면 '두 손가락 압박법', 2인 이상 구조자는 '양손으로 감싼 두 엄지 가슴압박법'을 시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개정판에서는 구조자 수에 상관없이 영아를 양손으로 감싸 안고 두 엄지손가락으로 압박하도록 했다.

질병청은 영아를 상대로 한 양손 엄지 압박법이 압박 깊이와 힘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고, 손가락 통증이나 피로도 면에서도 낫다고 설명했다.

영아의 기도에 이물질이 들어가 폐쇄된 경우에는 내부 장기 손상에 대한 우려로 복부 압박이 권고되지 않는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기존의 등 두드리기(5회), 복부 밀어내기(5회)에 더해 한 손 손꿈치(손바닥과 손목 사이) 압박법을 시행할 것이 권고됐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개정을 통해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이 확대되고 심장정지 환자 생존율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며 "개정 사항을 유관기관과 국민에게 적극 알리고 심폐소생술 교육 자료와 현장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정 가이드라인은 질병청 홈페이지(https://www.kdca.go.kr)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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