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헤이다리안 기고…"트럼프, 다보스서 시진핑 칭찬 주목할 필요"
"트럼프, 中과의 G2 공존 움직임"…中, 美 베네수 공격 따라 할 우려도
시진핑에 트럼프는?…SCMP "中에 G2 세계질서 비단길 닦는 존재"
리처드 헤이다리안 기고…"트럼프, 다보스서 시진핑 칭찬 주목할 필요"
"트럼프, 中과의 G2 공존 움직임"…中, 美 베네수 공격 따라 할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미국과 중국의 주요 2개국(G2) 체제로 가는 길을 닦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같은 주장이 담긴 필리핀 데라살레대 교수 출신 아시아 정치 전문가인 리처드 헤이다리안의 칼럼을 게재했다.
미국과 유럽의 유력 매체들에도 종종 기고해온 그는 트럼프의 행보가 이전 미 행정부와는 달리 G2에 대한 개방성을 나타내면서, 중국이 유럽 등의 미 동맹국과 관계 강화를 할 수 있도록 지렛대를 제공함은 물론 외국을 상대로 강압적인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먼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모두에게 존경받는 놀라운 인물"로 묘사하면서 "그와 항상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우호적 수사를 한 점에 주목했다.
이는 중국과의 관세·무역분쟁을 마무리하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짚으며, 이런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동맹국들에 대해선 무시하는 태도와 발언으로 일관했던 점과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어 헤이다리안은 그린란드 분쟁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에 긴장 관계가 형성됐다고 하더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 동맹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G2 체제로의 개방을 시사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기 집권 때 미중 1차 무역전쟁을 벌였음에도 중국의 제조업 능력과 첨단 기술 부상을 제대로 견제할 수 없었다는 걸 인지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2기 행정부에선 중국과의 'G2 공존'을 수용하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강압적인 외교와 함께 필요하면 베네수엘라 공격과 같은 무차별적인 무력행사로 미국 패권을 재확인하고 있는 걸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자 동맹 구축이나 국제법 등에 대해선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미국 우선주의로만 일관하고 중국을 '경쟁자' 또는 '위협'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행보가 중국 등에 던져주는 함의가 적지 않을 것으로 봤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미국의 서반구에 대한 지배권 강조가 중국의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장악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라는 의미도 담겼다.
사실 중국 내에는 개혁개방 이후 눈부신 경제성장과 급속한 군사력 확장을 바탕으로 미국에 버금가는 G2 국가로 부상하려는 욕구가 수십년간 팽배해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행보를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실제 2012년 말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계기로 공산당 총서기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국가주석에 올라선 시진핑은 중국의 G2 국가 부상을 꾀해왔다는 지적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미중 국력의 격차가 축소된 상황에서, 시진핑은 중국의 핵심 이익 존중을 전제로 기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 속 중국의 위상 강화와 책임 분담을 강조하는 '신형대국관계'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빛을 숨긴 채 실력을 키운다"는 이전의 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떨쳐 일어나 할 일은 한다"는 '분발유위'(奮發有爲)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에는 중국을 G2로 인정해달라는 요구였다.
이어 시 주석은 2013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 두 대국을 수용할 수 있다"는 말로 미국의 세계 질서에 도전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시 주석의 이런 신형대국관계 주장에 대해 오바마 미 행정부는 미국의 핵심 이익 침해로 판단하고,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으로 중국 견제에 나섰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기술패권 경쟁·남중국해 내 항행의 자유 작전 강화·대만지원 확대 정책으로 중국을 압박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나토 등과 연대해 중국 포위전략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G2 글로벌 질서를 공개적으로 환영하지는 않더라도 미중 양국의 제도화한 협력이 세계 경제 발전에 필수적이라고 여기면서, 기존 입장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헤이다리안은 짚었다.
그는 중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입장 변화는 미국 내부의 변화와도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2021년 갤럽 여론조사에선 미국인 45%가 중국을 '주적'으로 여겼지만, 최근 조사에선 미국인 조사 대상의 3분의 2가 중국의 힘이 미국과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왔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상대로 실용주의 외교 정책 필요성이 나온다고 헤이다리안은 분석했다.
그는 아울러 작금의 세계 질서에서 중국은 유럽의 미국 동맹국뿐만 아니라 캐나다·멕시코와도 관계를 창의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WEF 연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의 투자를 공개적으로 환영한 것은 미국을 넘어선 전략적인 옵션으로 인식됐으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방중을 통해 중국과의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설정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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