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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감금 당했다” 허위 진술…캄보디아 범죄단지에 유흥시설까지

중앙일보

2026.01.2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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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로맨스 스캠(연애 사기)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국내로 송환됐던 피의자들이 모두 검찰로 넘겨졌다.
지난 26일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에서 충남경찰청으로 압송된 캄보디아 범죄 조직 한국인 피의자들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홍성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충남경찰청은 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혐의를 받는 A씨(20대) 등 2개 범죄조직 17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로맨스 스캠 범죄조직을 추적하던 충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해 캄보디아 경찰과 코리아전담반에 수사 내용을 공유했다. 이를 전달받은 현지 경찰은 지난해 12월 4일 포이펫 지역에서 15명을 검거한 데 이어 17일에는 몬돌끼리에서 26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충남경찰청은 이들 가운데 17명을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이들 가운데 최연소는 22세로 여성 3명도 포함됐다.



충남경찰청, 여성 3명 포함 17명 송치

경찰에 따르면 포이펫 조직은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지역에서 로맨스 스캠 범죄를 벌이다 경찰 추적이 시작되자 포이펫으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32명의 피해자로부터 50억원가량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몬돌끼리 조직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3명을 대상으로 범죄를 벌여 23억3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캄보디아 현지 경찰과 코리아전담반이 지난달 로맨스 스캠 범죄조직을 급습, 피의자 27명을 검거했다. [사진 충남경찰청]
수사 결과 포이펫 조직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조건만남을 가장해 접근한 뒤 ‘골드나이트작 클럽’ ‘시크릿가든’ 등 가짜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여성 회원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가입비와 후원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다. 몬돌끼리 조직은 여성으로 가장해 피해자를 유혹한 뒤 ‘비너스 프로’ ‘카나MR’ ‘트레이드 프로’ 등 가짜 가상자산 거래소에 투자하게 하는 수법으로 사용했다. 이들은 관공서 직원을 사칭, 대리구매를 요청하는 방법으로 돈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SNS로 접근…가입비 명목 등으로 돈 뜯어내

포이펫 조직은 중국인 총책 아래 한국인 관리자를 두고 피의자들을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 가운데 한국인은 67명으로 파악됐다. 몬돌끼리는 전체 조직원이 30명으로 이 중 한국인은 28명이었다. 이 조직 역시 중국인 총책(가명 크리스)을 중심으로 한국인 관리자와 팀장, 팀원 등으로 업무를 나눠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캄보디아를 거점 삼아 한국인 869명에게 총 486억 원을 뜯어낸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이 23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피의자들은 대부분 SNS에서 구직광고나 지인의 소개를 통해 캄보디아로 넘어가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국내로 송환된 뒤 경찰 수사과정에서 “폭행과 감금, 강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범행했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처음부터 사기범죄를 인식하고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범죄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일부 피의자는 국내 범죄에 연루돼 처벌받을 상황에 부닥치자 이를 피해 캄보디아로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단지 내에는 유흥업소와 미용실, 병원, 쇼핑몰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었으며 피의자들은 자유롭게 내부를 오가며 생활했다고 한다.



국내 범죄 처벌 피하기 위해 캄보디아로 출국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조직원들은 가명을 사용하고 내부 보안관리를 위해 근무 중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했다”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피의자를 추적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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