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全)산업 생산 증가율이 0.5%에 그치며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비상계엄 여파가 이어진 가운데, 새 정부 출범 후 소비쿠폰 등 경기부양책으로 소비 관련 지표는 개선됐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경기 전반에 선순환 효과를 냈지만, 건설업 부진은 여전히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30일 국가데이터처(전 통계청)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2020년(-1.1%)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비상계엄 여파로 지난해 상반기(-0.1%) 전산업 생산이 역성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1.2%)에는 반등해 연간 플러스 달성엔 성공했다.
정부는 소매판매가 4년 만에 증가로 전환되는 등 소비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백화점·마트·편의점 등 소매업체의 판매액을 통해 민간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2022년(-0.3%), 2023년(-1.3%), 2024년(-2.1%) 등 3년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지난해 0.5%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지난해 1.9% 증가하며 전년(1.1%)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계엄 여파로 상반기에는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서비스업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에 새 정부가 들어오면서 소비쿠폰 지급 등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서비스업 생산 증가 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광공업 생산은 비금속광물, 1차 금속 등에선 줄었으나, 반도체(13.2%)와 조선업 등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23.7%)에서 늘면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정부는 반도체 호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주요 기관들이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올해까지 간다고 예측한다”며 “반도체 단가가 오르면 수요가 감소하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을 위해 물량 확보에 집중하는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국내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건설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건설기성(불변)은 전년 대비 16.2% 급감했다. 이는 1998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8.1%) 감소 폭보다도 크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는 반도체의 강력한 견인과 건설업의 하방 압력이 공존한 해였다”며 “지표상 회복세는 뚜렷하지만, 건설 경기가 나빠 체감 경기는 업종별 온도 차가 컸다”고 말했다.
정부는 건설 부진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봤다. 재경부 관계자는 “2022년 공사비와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수주가 급감했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다”며 “재작년부터 건설 수주가 회복되고 있어 올해는 부진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 비교로는 급감했던 건설기성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전월 대비 12.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산업활동은 전월과 비교해 광공업(1.7%), 서비스업(1.1%) 생산이 모두 늘며 전산업 생산(1.5%)이 2개월 연속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