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최대 도시인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에 옅은 안개가 깔렸다. 그 사이로 벤츠의 오랜 상징과 같은 삼각별이 달린 검은색 세단이 등장했다.
이날 메르세데스-벤츠는 프리미엄 대형 세단 ‘S-클래스’의 신형인 ‘더 뉴 S-클래스’를 처음 공개했다. 1월
29일은 140년 전 설립자 칼 벤츠가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 특허를 낸 날이기도 하다.
신형 벤츠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전체 구성품의 50% 이상인 2700여개 요소가 바뀌었다.
올라 켈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는 “벤츠 역사상 가장 큰 중간 업데이트”라고 강조했다. 새 모델은 유럽에 곧바로 출시되고, 국내에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회장님 차’, ‘성공의 상징’같은 이미지가 있는 S-클래스는 벤츠의 최상위 모델이자 특히 한국에서 수입 대형세단 판매량 1위를 기록해 온 인기 모델이다. 세계에서 S-클래스의 누적 판매량이 가장 많은 국가를 꼽으면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이 3위다. 하지만 2024~2025년 최근 2년간은 BMW의 대형세단 ‘7시리즈’에 수입 대형세단 판매량 1위 자리를 빼앗기며 자존심을 구겼다. 2020년 공개된 기존 S-클래스의 디자인과 기능이 노후한 탓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업계에서는 신형 S-클래스로 다시 대형세단 1위를 탈환할 지 관심이 쏠린다.
기존 차량의 절반 이상을 바꾼 만큼, 외장부터 실내까지 변화가 많다. 외형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삼각별 엠블럼의 전면적인 활용이다. 전면부 그릴에 작은 크롬 삼각별 112개가 빼곡히 붙어있다. 헤드램프, 테일램프도 모두 삼각별 모양이다. 보닛 위에 세워진 삼각별 로고는 일루미네이트를 넣어 흰색 빛이 도드라지게 했다.
내부는 변화가 더 크다. 운전석부터 보조석까지 대형 스크린이 펼쳐졌다. 안에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벤츠의 자체 제작 소프트웨어인 MB.OS가 탑재돼 있다. 지금까지 ‘CLA’, ‘GLC’ 등의 모델에 탑재된 적이 있지만, S-클래스에는 처음으로 적용됐다. 음성 제어는 더 자연스러워졌고, 챗GPT, 제미나이 등 인공지능(AI) 언어 모델도 탑재됐다.
뒷좌석에 공을 들인 흔적도 엿보인다. 뒷좌석엔 13.1인치 스크린 2개가 배치됐고, 분리형 리모컨으로 온도 조절부터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다. 뒷좌석에 앉아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나 줌(zoom) 등의 화상회의도 이용할 수 있다. 벤츠 측은 ‘움직이는 회의실’이라고 표현했다.
이날 행사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영상으로 깜짝 등장했다. 황 대표는 자사의 자율주행 AI 모델인 ‘알파마요’를 언급하면서 “벤츠, 엔비디아, 우버가 파트너십을 통해 자율주행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