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로이 킨(55)이 또 다시 마이클 캐릭 임시 감독을 겨냥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30일(한국시간) "킨이 캐릭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그는 올여름 캐릭이 맨유의 정식 감독으로 임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곧바로 그건 잘못된 결정이 될 거라고 경고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킨은 후벵 아모림 감독이 경질되고 캐릭이 임시 감독으로 선임된 이후 그의 지도자 자질을 대부분 혹평해 왔다. 마지못한 칭찬을 가끔 내놓는 정도에 그쳤다. 캐릭의 선임은 킨과 캐릭의 아내 리사 루그헤드 사이에 10년 넘게 이어져 온 불화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라고 전했다.
최근 맨유 지휘봉을 잡은 캐릭 임시 감독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을 잇다라 격파하며 극찬받고 있다. 맨유는 어느덧 프리미어리그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사진]OSEN DB.
캐릭이 소방수 역할을 훌륭히 해내자 그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자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킨은 좀처럼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아스날전 승리 직후 "나라면 설령 이번 시즌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다 해도 캐릭에게 감독직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또한 킨은 "맨유의 임시 감독과 정식 감독은 완전히 다르다"라며 "현재로서는 캐릭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고, 축구 지식 역시 더 필요해 보인다"라고 딱 잘라 말했고, "두 번의 훌륭한 경기였지만, 누구나 두 경기는 이길 수 있다. 설령 4위에 오른다 해도, 난 여전히 그가 적임자라고 확신하지 못하겠다. 절대 아니다. 맨유에는 더 크고 더 나은 감독이 필요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킨은 또 다른 맨유 출신 게리 네빌의 유튜브 '디 오버랩'의 '스틱 투 풋볼' 팟캐스트에 출연해 깜짝 발언을 내놨다. 그는 "캐릭에게 감독직을 주길 바란다. 올여름에 맡기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갑자기 정반대의 주장을 펼친 것.
다만 이는 마지못해 한 발언이었던 모양새다. 킨은 네빌이 그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려 하자 "나는 그게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행운을 빈다. 내 생각을 굽히진 않는다. 캐릭이 감독직을 맡게 된다면 ‘행운을 빈다’고 말하겠지만, 임시 감독과 맨유 감독으로서 앞으로 2~5년 동안 리그 우승을 노리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며 소신을 이어갔다.
[사진]OSEN DB.
결론은 명확했다. 킨은 "캐릭보다 더 나은 감독을 데려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좋은 일을 하고 있다. 타이밍도 완벽하다. 설령 맨유 감독직을 얻지 못하더라도, 뤼트 반 니스텔로이처럼 이번 성과로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의 감독직을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더 무게감 있는 사령탑을 데려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캐릭이) 맨유에서 잘한다고 해서 다른 클럽에서도 잘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그는 선수단 분위기를 되살렸다. 많은 부분이 '슬라이딩 도어(운명의 갈림길)' 같은 순간들이 낳은 결과였다. 그에게는 잘 된 일이고, 그 기회를 잘 살린 건 대단하다"라고 덧붙였다.
잠깐의 승리에 너무 취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킨은 "이제 두 경기를 했을 뿐이다. 맨유는 시즌 초에도 리버풀을 이겼다. 예전에도 이기는 방법을 찾아냈다. 분명 좋아지긴 했지만, 앞으로 몇 달과 1~2년을 지켜봐야 한다. 너무 들뜨지 말자. 공격 전개는 훌륭했지만, 아스날전에서도 두 골을 내줬다"라고 짚었다.
결국 킨은 캐릭이 잘해내고 있는 건 맞지만, 맨유가 다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팀이 되려면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맨유가 올여름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일단 계약은 이번 시즌 후반기까지다. 캐릭이 남은 기간 엄청난 모습을 보여준다면 보드진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