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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최루가스 공격에 40억 돈가방 강탈"…일본서 무슨 일이

중앙일보

2026.01.30 00:11 2026.01.3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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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새벽 일본 도쿄 다이토구에서 강도 사건으로 의심되는 현장 인근에서 수사관들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중국 당국이 일본에서 자국민이 최루가스 공격과 강도 피해를 입었다며 일본 여행 자제를 거듭 권고했다. 최근 도쿄 도심에서 발생한 수억 엔대 현금 강탈 사건을 계기로 중국의 ‘일본 위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30일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29일 밤 도쿄 우에노 인근에서 중국 국적자 1명이 최루가스 공격을 당하고 여행 가방을 강탈당했다”며 “일본 방문을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해 달라”고 공지했다. 대사관은 “용의자는 도주 중이며, 일본 경찰에 재일 중국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도쿄 다이토구 JR 오카치마치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3인조 강도는 일본인 3명과 중국인 2명이 현금이 든 여행 가방을 차량에 싣던 틈을 노려 범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중국 국적 40대 남성 1명이 최루가스를 맞았고, 약 4억2300만엔(약 40억원)이 든 가방이 강탈됐다. 피해 중국인은 “현금을 하네다공항까지 운반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인근에서 차량이 보행자를 치고 달아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파란색 소형 승용차가 버려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은 조직적 범죄 가능성과 공항 사건과의 연관성을 수사 중이다. 실제로 수 시간 뒤 하네다공항 주차장에서도 현금 1억9000만엔을 소지한 남성이 후추 스프레이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현금이 탈취되지는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앞서 지난 26일에도 춘절(음력 설) 연휴를 앞두고 “일본 사회 전반에서 치안 불안이 이어지고 중국인을 겨냥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며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자국민 안전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악화한 중·일 관계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중국은 해당 발언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 개봉 연기, 일본인 가수 공연 중단,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보류 등 비공식적 압박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항공권 무료 환불·변경 기한을 10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중국인 해외여행 수요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시장조사기관 차이나트레이딩데스크(CTD)는 올해 춘절 연휴(2월 15~23일) 기간 중국인 관광객 23만~25만 명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45개국에 대한 무비자 입국 조치를 2026년 말까지 연장했다. 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CTD는 “중·일 관계 냉각, 한국의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 원화 약세, 한류 인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항공 데이터 분석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춘절 기간 한·중 노선 항공편은 전년보다 약 25% 늘어난 1330편으로 집계된 반면, 중·일 정기 항공편은 48% 급감한 800여편에 그칠 전망이다.

외교 소식통은 “도쿄 강도 사건 자체는 형사 사건이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대외 메시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춘절을 앞둔 여행 수요와 중·일 정치 갈등이 맞물리며 ‘일본 기피, 한국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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