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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넉달째 축소…증시로 돈 빠지자 예금금리 올린 은행들

중앙일보

2026.01.3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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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의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간 차이인 예대금리차가 넉 달 연속 줄었다. 시장금리가 높아지고 증시 등으로 자금이 이탈하자 은행권이 자금 조달을 위해 예금 금리를 높이면서다. 다만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결국 대출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어 대출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박경민 기자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공시된 지난해 12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대금리차 평균은 1.268%로 집계됐다. 전달(1.3%) 대비 0.032%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지난해 8월부터 넉 달 연속 감소세다.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로 좁혀보면 1.262%로 전달(1.35%)보다 0.09%포인트 가까이 축소됐다.

예대금리차가 줄어든 건 대출금리 상승분을 예금 금리가 추월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신금리를 올린 영향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5대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2.892%(최고금리 기준)로 전월(2.866%) 대비 0.026%포인트 올랐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증시 활황으로 ‘머니 무브’ 현상이 계속되자, 은행들이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나서면서다. 특히 지난해 말 종합투자계좌(IMA) 상품이 출시되면서 은행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옮겨가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지난달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한 달 만에 32조7034억원 감소한 데 반해, 투자자 예탁금은 같은 기간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두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인출하지 않은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에 유입될 수 있는 대기 자금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접으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하자 은행권에선 비교적 비용이 적은 예금을 통해 자금 유도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뉴스1

시장금리가 상승한 영향도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동결하면서, 시장에선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국채 금리를 비롯한 시장 금리가 뛰면서 은행권에선 채권을 발행하는 대신 비용이 덜 드는 수신금리를 높이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다시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은행들이 수익성을 고민하면서 대출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등 이자를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시장금리 상승은 수신뿐 아니라 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준다. 5대 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형(혼합형·주기형) 금리는 이달 28일 기준 연 3.97~6.7%로,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선 지 두 달도 안 돼 7% 선에 다가서고 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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