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7% 넘게 감소했다. 생활가전·전장 사업 성장세는 이어졌지만, TV 사업이 부진한 데다 지난해 하반기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손실을 기록했다.
30일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연결기준) 89조2009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2024년(87조7282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성적을 경신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478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감소했다.
사상 최대 매출에도 손실이 발생한 데는 4분기 실적 영향이 컸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 손실은 1090억원으로, 3분기(영업이익 1354억원)와 온도 차가 크다. 증권업계에선 4분기 영업이익을 220억원으로 예상했다. 분기 기준으로 LG전자가 적자를 기록한 건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TV 등 디스플레이 기반 제품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 실적이 부진했다. MS사업본부는 매출 19조4263억원, 영업 손실 75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글로벌 TV 수요 회복 지연,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이 컸다.
하반기 실시한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도 손실로 이어졌다. 퇴직금 등 수천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서다. LG전자 측은 “해당 비용이 중장기적으로는 고정비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활가전과 전장 사업은 선방했다. 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는 매출 26조1259억원, 영업이익 1조27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고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희망퇴직)을 제외하면 소폭 증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생산지 최적화와 판가 조정, 원가 개선 등을 통해 관세 부담에 대응하며 시장 우려를 일정 부분 상쇄했다”고 말했다.
전장 사업을 맡은 VS사업본부는 매출 11조1357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을 기록해 각각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수주 잔고가 원활하게 매출로 전환된 영향이다.
이외에도 신사업 부문이 눈에 띄는 실적을 거뒀다. B2B(전장·냉난방공조·부품 설루션) 매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24조1000억원을 기록했고 D2C(구독·온라인) 매출도 2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29% 성장했다.
LG전자는 올해 인공지능(AI) 가전 라인업 확대. 신흥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빌트인, 부품 설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AI홈·홈로봇 등 미래 먹거리 준비에도 속도를 낸다. 부진한 TV 사업은 올레드(OLED)와 함께 LCD에서 마이크로 RGB 같이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해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강화, 운영 효율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AI 기반 자동차(AIDV), 데이터센터용 냉각 설루션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LG전자는 29일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배당은 전년 대비 35% 이상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