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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환율 관찰대상국 유지…“원화 약세, 기초여건 안 맞아” 이례적 평가

중앙일보

2026.01.3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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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해 6월에 이어 다시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 리스트에 올렸다. 다만 “원화 약세는 한국의 경제 기초여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례적인 평가를 덧붙였다. 환율 불안이 연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미국 재무부가 29일(현지시각)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중국∙일본∙싱가포르∙대만∙베트남∙독일∙아일랜드∙스위스∙태국 등 10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직전 보고서와 비교하면 태국이 처음 지정됐다.

한국은 2016년 4월 처음 관찰대상국에 포함됐다가 7년여 만인 지난 2023년 11월 제외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인 2024년 11월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됐고, 이후 계속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한국의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를 문제 삼았다. 미 재무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2025년 6월까지 4개 분기 동안 국내총생산(GDP)의 5.9%를 기록했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5년 평균인 5.2%를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520억 달러)도 아울러 지적했다.

미국은 2015년 제정한 무역촉진법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경제와 환율 정책을 평가하고 일정 기준에 해당할 경우 심층분석국 내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현재 평가 기준은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흑자, ▶GDP의 3% 이상에 해당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GDP의 2% 이상인 경우다.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 심층분석 대상,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이 된다.
신재민 기자
당장 직접적인 불이익은 없다. 관찰대상국 지정은 자국 경쟁력을 위해 외환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경계할 목적이다. 리스트에 포함된다고 해서 미국이 각국의 시장 안정 조치를 금지하거나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투자 지연을 빌미로 관세를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선언한 상황과 맞물려 향후 미국이 압박용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보고서에는 원화가치 하락에 대한 이례적인 언급도 담겼다. 미 재무부는 “2024년 4분기 기준금리 인하와 정치적 불안에 따라 원화에 대한 절하 압력이 극심했는데 2025년 말 원화의 추가 약세는 한국의 강력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부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외환시장 불안 시 투자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투자 차질을 우려한 미국이 원화값 상승을 지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앞으로도 재무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율 관찰대상국 재지정에도 원ㆍ달러 환율은 오히려 상승했다(원화가치 하락).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전날보다 13.2원 오른 1439.5원에 마감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재점화되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진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자 발표 가능성에 따른 달러 강세가 겹친 영향이다.



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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