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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소재' 정청래 합당 밀약설…"모욕말라" 혁신당 발끈

중앙일보

2026.01.30 00:53 2026.01.30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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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는 모습.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에 대한 입장 차이로 촉발된 여권 지지층 분화가 올해 8월 전당대회의 당권 경쟁을 일찍부터 가열시키고 있다. 6·3 지방선거 전 합당에 찬성하는 측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시간을 두고 합당하자는 신중론자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각각 차기 당권 주자로 미는 모양새가 되면서 합당 갈등이 ‘정청래 대 김민석’의 경쟁 구도로 치환되고 있다.

이런 구도 속에서 하루 전 공개된 텔레그램 대화 사진은 30일 여권을 흔들어놨다.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에는 “밀약? 타격 소재. 밀약 여부 밝혀야” 등의 메시지를 받은 수신자가 “지선 전 급히 (합당)해야 하는 게 통(대통령)의 생각이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적는 내용이 담겼다. 밀약을 거론한 발신자는 “당명 변경 불가, 나눠먹기 불가”라고도 보냈다. 여권에선 이를 두고 “반청(반정청래) 성향 민주당 인사가 김 총리 측과 나눈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29일 국회 본회의 중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시기·방식·조건 등에 대해 국무위원과 텔레그램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뉴시스

여기서 ‘밀약’은 지난 22일 민주당 지도부를 배제하고 합당 추진을 선언한 정 대표가 혁신당과 은밀하게 공천 지분 등을 따로 논의했다는 뜻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해석이다. 정 대표의 공론화 없는 합당 추진을 ‘타격 소재’로 지목했다는 것이다.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해당 대화는) 김 총리 측과 나눈 메시지라고 들었다”며 “김 총리와 정 대표가 나흘째 이해찬 전 국무총리 빈소에 나란히 서 있는데, 정작 둘 사이 긴장감은 엄청나게 커진 것 같다”고 했다.

혁신당은 이에 “당 내부의 복잡한 셈법과 분란에 조국혁신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30일“여권 인사들이 사적 대화에서조차 근거 없는 밀약설을 제기하며 타격 소재를 궁리하는 모습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근거 없는 밀약설로 우당(友黨)의 대표를 모욕하지 말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서 원내대표는 ‘민주당 인사’가 아닌 ‘여권 인사’란 용어를 썼다.

문제의 대화 사진은 여권 지지층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종일 화제였다. 정 대표와 김어준씨 지지층이 모인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이 사진과 함께 “밀약으로 우겨서 당 대표 공격 소재로 삼겠다는 소리”, “수박(변절자를 뜻하는 여권 은어) 계파의 잔당, 혐오스럽다” 등의 비난 댓글이 올라왔다. 딴지 이용자들은 지난 27일 김 총리가 유튜브 방송 ‘삼프로TV’에 나와 “당연히 (대표가 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다”고 인터뷰한 내용에도 못마땅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총리는 어쩌고 벌써 대표냐”, “김 총리가 합당에 대해 당원들보다 의원들 편을 들어준 것은 불쾌하다”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반면 디시인사이드 ‘이합갤(이재명은 합니다 마이너 갤러리)’ 분위기는 “합당으로 선거를 이기겠다는 것은 무능한 것”이라며 정 대표를 비판하는 쪽에 쏠렸다. “이 전 총리 애도 기간이 끝나면 정청래는 곱게 못 죽는다” 등의 거친 표현과 함께 “(김)민석이 당 대표 되면 조국당을 흡수 통합하자”는 주장도 올라왔다. 여권 통합이라는 합당 원칙은 존중하지만, 정 대표 주도의 지방선거 전 통합은 결사 반대한다는 기류다. 이합갤에서는 이날 김 총리 측근인 강득구 의원이 페이스북에 “지금은 고인(이 전 총리)을 추모하고, 예를 지켜야 할 시간”이라고 써서 혁신당을 에둘러 비판한 글도 공감을 샀다.

지난 6일 유튜브방송‘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캡처

이런 가운데 김어준씨가 올해 3~5월 10만명 규모의 전국 순회 콘서트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당내에선 “정 대표가 김씨 콘서트에 합류하는 방식으로 골수 지지층을 규합해 위기를 돌파할 것”(수도권 의원)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합당과 ‘당원 1인 1표제’ 등으로 궁지에 몰린 정 대표가 김씨와 함께 당원 세 결집에 나서 분위기 반전을 노릴 것이라는 의심이다.

범여권이 이처럼 뒤엉켜 갈등하는 가운데 합당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은 30일 민주당-혁신당 합당에 대해 ‘좋지 않게 본다’라는 부정 평가가 40%로 ‘좋게 본다’는 긍정 평가(28%)보다 12%포인트 높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긍정 답변이 48%로 부정(30%)보다 많았지만, 혁신당 지지층에서는 긍정(41%)과 부정(42%)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지난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심새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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