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통계는 “그렇다”고 답한다. 하지만 전문가는 한국인의 유별난 ‘내 집 마련’ 열망이 단순히 소유의 기쁨 때문만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여기에는 ‘집이 없으면 불행해진다’는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불안과,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한국 사회 특유의 집단적 학습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Ipsos)가 발표한 ‘하우징 모니터 2025 (Housing Monitor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소유 여부는 한국인의 삶의 질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다. 자가 거주자의 경우 ‘매우 행복하다’거나 ‘대체로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1%에 달한 반면, 임차 가구의 행복 응답은 47%로 격차가 뚜렷했다. 특히 “집이 있어야 삶이 안정된다”는 응답은 62%에 달해, 한국인에게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안전망’으로 인식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흥미로운 점은 국가별로 집을 대하는 태도가 판이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80%가 자가 소유를 희망하지만, 일본인은 그 비율이 30%대에 그친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춰 집을 바라본다”며 한·일 양국의 차이를 설명했다. 일본은 장기 불황을 겪으며 집값 상승 기대가 꺾여 소유 욕구가 낮아진 반면, 한국은 2015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장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이러한 ‘상승장의 추억’이 국민의 기대 수준을 높여 놓았고,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택 소유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통한 주택 구매가 무조건적인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부산대학교 최열 교수팀이 발표한 ‘주택소유의 장·단기 효과 분석’에 따르면, 주택 소유의 행복 효과는 소득과 생애 주기에 따라 엇갈렸다.
연구팀 분석 결과, 결혼과 출산으로 주거 안정이 절실한 30~40대와 중산층 이상에서는 주택 소유가 뚜렷한 심리적 만족감을 주었다. 반면 자산 형성이 부족한 20대 사회 초년생이나 저소득층의 경우, 무리한 대출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단기적 부정 효과’가 관측됐다. 이는 ‘집을 샀다’는 사실 자체보다, 감당 가능한 수준의 주거 안정이 행복의 전제 조건임을 시사한다.
결국 전문가는 ‘집=행복’이라는 공식 뒤에 숨은 ‘주거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임대차 시장이 비용 예측과 거주 지속성 측면에서 충분히 안정적이지 않아, 가계가 자가 보유를 선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이는 독일·스위스·일본처럼 장기 임대가 가능한 국가에서는 소유 여부가 주거 안정의 결정 요인이 아니다는 점과 대비된다. 김영익 전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 자산 구조를 금융으로 분산시키는 노력과 함께, 임차인이 쫓겨날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