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를 앞둔 자동차 업계가 ‘통신망 전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미래 자동차의 스피드는 엔진 출력이 아닌 ‘통신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기업공개(IPO)를 앞둔 스페이스X와 합병하거나, 인공지능(AI) 기업 xAI와 기업 결합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 곳 모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CEO를 맡고 있다.
스페이스X는 저궤도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는 머스크 CEO의 미래 구상을 연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테슬라의 자율주행(FSD)과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움직이기 위해선 고정밀지도와 원격제어 기능 같이 실시간으로 끊김 없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위성을 활용하면 지리적으로 서비스 가능한 범위에 대한 제한도 없다.
현재 한국에서 테슬라는 국내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으로 FSD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 스타링크의 위성인터넷을 사용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전기차전문지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무선주파수가 투과되는 새 전기차 지붕 소재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며 “차량에 스타링크 위성 수신기를 통합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지난해 보도했다.
자동차업계는 테슬라가 국내에 완전 FSD 서비스를 도입(지난해 11월)하고 곧바로 스타링크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지난해 12월)한 만큼 기술 통합이 가까워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스타링크 월 사용료(8만7000원)를 미국(120달러, 약 17만원)보다 저렴하게 책정한 것도 국내 점유율 높여 데이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위성 통신을 활용하면 도서 산간 지역이나 터널 같은 통신망 사각지대 불편을 해소할 수 있고 스페이스X는 테슬라 차주들의 통신망 사용료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도 통신사인 KT와 손잡고 다양한 통신기술을 개발하며 미래모빌리티 시대를 준비 중이다. 양측은 2022년 각 회사의 지분을 맞교환했는데 이후 KT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지분을 일부 정리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있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최근 5세대(5G) 무선통신이 가능한 내장형 텔레매틱스(차량용 통신모듈) 개발을 시작했다. 전 세계 대부분 텔레매틱스는 4세대(4G) 기반으로 작동하는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카투홈 서비스(차량과 스마트홈 연결), 인포테인먼트 콘텐트 스트리밍 등 비교적 간단한 서비스만 제공했다. 하지만 5G 환경에선 고정밀지도 서비스, 자율주행 원격제어 등이 가능해져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SDV로 완전히 전환되기 위해선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며 “라이다(LiDAR)·레이더·카메라 등을 활용한 자체 판단 기능은 약 200m 이내로 제한적이어서 물리적 한계가 있는데 통신 사각지대를 없애야 자동차를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구현할 수 있는 만큼 자동차 회사들이 자체 통신모듈을 개발하거나 위성통신 기술 확보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