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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나와서 전기 전문가 됐다…'네오 블루칼라' 뜨자 같이 뜬 이 대학

중앙일보

2026.01.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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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한국폴리텍대학 춘천캠퍼스에 재학하는 한 학생이 용접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뉴스1
미술을 전공해 애니메이션 작가를 꿈꾸던 A씨는 현재 글로벌 변압기 기업에서 전기 제어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그는 “미대를 졸업했지만, 당시 전공을 살려 취업하지 못했다”며 “안정적이면서 미래가 있는 전문 기술을 다시 갖추고 싶어 한국폴리텍대학 전기공학과에 재입학했고, 이후 원하던 중견기업 전기 직무에 취업했다”고 말했다.

첨단 기술과 전문성을 갖춘 고소득 숙련 기술 인력을 의미하는 ‘네오 블루칼라(Neo Blue-collar)’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신재민 기자

31일 한국폴리텍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폴리텍 입학생 5909명 가운데 1489명이 ‘유턴입학생’으로 집계됐다. 전체 입학생의 25.2%로 입학생 4명 중 1명꼴이다. 유턴입학생은 타 대학에 재학 중 자퇴 후 한국폴리텍대학에 입학했거나, 다른 대학을 졸업한 뒤 다시 폴리텍에 진학한 학생을 말한다. 유턴입학생 비중은 2021년 16.8%에서 2022년 18.3%, 2023년 20.3%, 2024년 23.3%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입학생 10명 중 2명은 4년제 대학 졸업 또는 재학을 포기하고 2년제인 한국폴리텍대학에 다시 입학한 학생이었다. 전체 입학생 가운데 4년제 대학을 다니다가 폴리텍으로 재입학한 학생의 비율도 2021학년도 10.7%에서 2025학년도 16.6%로 증가했다.

신재민 기자
폴리텍대학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높은 취업률을 꼽았다. 지난해 전국 전문·기능대학 취업률 상위권은 폴리텍대학이 사실상 휩쓸었다. 10위 가운데 6개 캠퍼스가 이름을 올렸다. 학위과정을 운영하는 한국폴리텍대학 32개 캠퍼스의 평균 취업률은 77.9%로 일반대학 평균(62.8%)과 전문대학 평균(72.1%)을 모두 웃돈다.

폴리텍대학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네오 블루칼라’ 직종은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청년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술직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입학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평균 경쟁률은 2023년 206.9%, 2024년 217.8%, 2025년 213.8%로 매년 200%대를 넘겼다. 기계시스템학과 같은 곳은 지난해 입시 경쟁률이 거의 700%에 달했다.

취업이 잘되는 상위 학과는 모두 ‘AI 관련 기술’이란 공통점이 있었다. 서울 강서캠퍼스의 데이터분석과는 지난해 취업률 100%를 기록했는데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분석과 AI 활용을 배우는 곳이다. 취업률이 두 번째로 높았던 광주캠퍼스 그린에너지설비과는 탄소 중립의 핵심인 에너지설비 관리 기술과 AI 하드웨어 냉각 설비 등을 다룰 인재를 양성한다.

‘대기업 기술직 취업’이 쉽지 않은 건 단점으로 꼽힌다. 폴리텍대학에 따르면 대기업·중견기업 취업 비율은 43.1%로, 절반 이상은 중소기업으로 향한다는 의미다. 전문대학의 평균 대기업·중견기업 취업 비율이 15.5%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학생들의 기대치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폴리텍대학 관계자는 “많은 졸업생이 중소기업에서 실무 경험과 핵심 역량을 쌓은 뒤 대기업으로 이동하거나, 전문기술직으로 성장하는 경로를 밟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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