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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아닌 창업 중심" 李 구상 뒤엔…'유니콘팜' 농장주 강훈식

중앙일보

2026.01.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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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오늘이 국가 창업 시대, 고용보다는 창업으로 국가의 중심을 바꾸는 대전환의 첫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날 정부는 전국에서 창업 인재 5000명을 발굴·지원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1인당 200만원의 창업 활동 자금을 지원하며, 단계별 멘토링과 공공 구매 확대, 대기업·공공기관 100여곳과의 협업을 통한 기술 실증 기회 등을 제공한다.

이 대통령은 새해 들어 ‘창업 중심’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1월 1일 신년사에선 “정부는 ‘고용 중심 사회’에서 ‘창업 중심 사회’로의 전환에 발맞춰 청년 기업인과 창업가들이 자유롭게, 담대하게 도전하며 마음껏 혁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했고,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김대중 정부가 만든 벤처 열풍이 IT(정보통신) 강국으로의 도약을 이끌었 듯이, 국민주권정부가 만들 창업·스타트업 열풍은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을 바꿀 구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가 ‘창업 열풍’ 조성에 집중하는 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도, 2030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30세대 중 구직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인 ‘쉬었음’ 숫자는 71만7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처음 70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까지 합치면 일자리 밖에 내몰린 2030세대는 모두 158만9000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시절인 2021년 11월(173만7000명)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기획재정부·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대전환, 자본시장 정상화 등 증시 활성화에 이어 창업이 새 화두로 떠오르는 과정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 실장이 지난해 12월부터 상당히 강하게 창업 열풍 정책을 푸시했다”며 “설령 1개가 성공하고 100개가 실패하더라도 뭔가에 도전하는 창업 열풍이 불어야 지금의 저성장을 뚫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강했다”고 전했다.

강 실장은 과거 국회의원 시절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을 주도해 ‘농장주’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유니콘 기업 육성 정책을 논의하던 유니콘팜은 비대면 진료 금지 같은 혁신 스타트업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에 앞장서 왔다. 여권 관계자는 “강 실장은 이번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존 정책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발휘하라’, ‘2030 입장에서 체감이 되도록 정책을 만들라’고 강조했다”고 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일련의 중소·벤처 창업 정책 마련을 ‘열풍(烈風)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강 실장은 지난 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1970년대엔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가 경제를 살렸고, 2000년대엔 IT를 기반으로 살렸다”며 “이젠 인공지능(AI)이나 방산·에너지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데, 그 공간에 청년들과 지방·중소 벤처기업들이 노력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해서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열풍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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