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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하다 사타구니 찌릿, 꾹 참던 30대女 인공관절 심은 사연

중앙일보

2026.01.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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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승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왼쪽)가 로봇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평소 요가를 즐겨 하던 30대 여성 A씨는 어느 순간부터 특정 자세를 취할 때마다 사타구니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처음엔 유연성이 부족해 생긴 단순 통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트레칭 강도를 더 높였지만, 오히려 통증은 심해지고 급기야 걸을 때 절뚝거리게 됐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사타구니 통증의 원인은 선천적으로 골반 뼈가 허벅지 뼈를 제대로 덮지 못 하는 ‘고관절 이형성증’이었다. A씨는 이미 연골 손상이 상당히 진행돼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받게 됐다.

최근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고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고관절 이형성증이다. 선천적·발달성 질환이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별 증상이 없다가, 특정 부위에 체중이 집중되면 관절염을 유발하곤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관절 이형성증 환자 수는 7842명이다. 최근 5년간 환자가 171% 급증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남성의 2.5배에 달했다. 또한 전체 환자 중에선 각종 활동이 활발한 30~50대가 두드러지는 편이다. 노화가 주된 원인인 일반적인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고관절은 구조적 결함이 ‘방아쇠’ 역할을 하면서 이른 나이에 이차적인 관절염을 유발한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여성들이 맨발로 걷고 있다. 뉴스1
고영승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환자 수 증가는 과거에 진단하지 못했던 미세한 고관절 이형성증을 조기에 발견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면서 "통증을 참기보다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관절은 몸의 하중을 버티면서 걷기를 비롯한 일상적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관절이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는 고관절 이형성증은 초기 단계 통증 등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병을 모르고 방치하거나, 고강도 운동을 지속하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관절을 보호하는 비구순이 파열되거나 연골 마모가 빨라지면서 자칫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을 수 있다.

대표적 의심 증상은 걷거나 계단을 오르고, 양반다리를 할 때 사타구니나 옆 골반 부위가 뻐근하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관절 가동 범위가 큰 운동을 한 뒤에 사타구니 통증이 며칠 동안 이어지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고관절 이상을 체크해봐야 한다.
필라테스 공간. 사진 unsplash
고영승 교수는 "고관절 이형성증에 따른 관절염은 가장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해야 할 시기에 찾아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특히 젊은 층에선 병을 방치하다 연골이 다 닳은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사타구니 통증이 지속하면 정밀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질환으로 인한 관절염이 말기까지 진행됐다면 인공관절로 갈아 끼울수밖에 없다. 다만 수술 시 삽입하는 인공관절 각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탈구, 다리 길이 차이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엔 로봇 수술로 정밀도를 높이는 치료가 대두하고 있다. 3D 컴퓨터단층촬영(CT)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술 후 탈구 비율을 낮추고 보행 기능을 높이는 식이다.

인공 고관절 수술을 받았더라도 안심은 금물이다. 관절 손상을 꾸준히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초반에는 다리를 꼬거나 바닥에 쪼그려 앉고, 과도하게 허리를 숙이는 식의 동작은 피하는 게 좋다. 고 교수는 "좌식 문화는 고관절에 무리를 주기 쉬워 침대·의자를 활용하는 입식 생활을 하는 게 좋다"면서 "수술 후 적정한 체중 관리와 꾸준한 근력 운동도 필수"라고 말했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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