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의 대표 캐릭터 ‘뚜비’가 지자체 캐릭터 최초로 해외에 진출해 콘텐트 수익에 대한 로열티를 받게 됐다.
30일 대구 수성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2일 홍콩의 글로벌 마케팅·특허사용 계약 전문기업 OBG 그룹의 자회사 OGA(Oasis Group Asia)와 지식재산권(IP)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수성구는 홍콩과 마카오 현지에서 뚜비 캐릭터를 사용해 발생하는 콘텐트 사업 수익에 대해 지속적인 로열티 수익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수성구 관계자는 “수성구가 6, OBG가 4로 수익을 나누게 된다”며 “민간 유명 캐릭터의 경우 최대 8:2로 수익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고려하면 지자체 캐릭터임에도 수익 구조가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뚜비는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문화상품(K-Ribbon·케이리본)에 지정되면서 홍콩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케이리본에 지정되면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는 2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수성구는 이를 활용해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국제 콘텐트 행사 ‘HKICS 10’에 뚜비를 내보내 홍보했다. 홍콩 마케팅 회사 10여 곳에서 관심을 보였고 이중 OBG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OBG 관계자는 “홍콩에서는 두꺼비가 성장과 부의 상징 등 길조로 여겨지는 동물이다”며 “뚜비가 가진 스토리도 훌륭하다”고 계약 체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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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비가 탄생한 곳은 수성구의 망월지
뚜비는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 망월지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수성구가 제작한 캐릭터다. 1920년대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농업용 저수지인 망월지 일대는 매년 1000마리가 넘는 성체 두꺼비가 봄비가 오면 인근 욱수산에서 내려와 산란하는 장소다. 5월이 되면 다시 새끼 두꺼비 수백만 마리가 욱수산으로 올라가는 장관이 펼쳐진다. 2007년 봄비가 내리던 날 두꺼비 수십 마리가 로드킬을 당하면서 두꺼비 산란지로 알려졌다. 수성구는 폐쇄회로TV(CCTV) 등을 설치해 매년 두꺼비 대이동을 관찰하며 보호하고 있다.
뚜비는 2024년 4월 출시됐다. 그해 6월 첫 굿즈를 선보인 이후 18개월 만에 굿즈 매출이 2억1800만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초지자체 캐릭터의 연평균 매출이 3000~5000만 원 수준에 머무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실적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굿즈는 50종에 이른다. 특히 일부 품목은 노인일자리·지역자활센터가 직접 생산에 참여해 굿즈 소비가 지역 제조·고용·복지로 연결되는 문화경제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또한 굿즈 외에 제작되는 뚜비 공예품은 100% 지역 공방과 장인 참여로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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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홍보 수단 넘어선 뚜비, 인기 비결은
지역 내 작은 행사에 틈틈이 참여하며 시민들과 접촉을 늘린 것이 뚜비의 인기 비결이라는 게 수성구 설명이다. 또 인근 지역 마켓과 협업해 환경 공연을 열거나 뚜비를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 창작동화를 출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캐릭터 인지도를 높였다. 2024년 크리스마스에는 수성구제과협회가 ‘뚜비 크리스마스 슈톨렌’을 출시했는데 나온 직후 완판되는 등 대박을 터트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도 활발하다. 뚜비의 인스타그램은 개설 8개월 만에 팔로워 1만명을 넘겼으며 지난해 5월 새끼 두꺼비들의 이동을 보호하기 위해 올린 홍보 영상은 20일 만에 조회 수 5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수성구는 뚜비를 단순 행정 홍보 수단을 넘어 도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문화산업 자산으로 육성하고, 향후 확보되는 로열티 수익을 지역 경제 활성화와 콘텐트 산업 육성, 도시 이미지 제고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이번 계약은 공공 캐릭터 정책이 실제 해외 계약과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수성구만의 독자적인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